앱 이어 인터넷 사이트까지 차단 범위 확대

피해 신고 없어도 불법 영업 적발 시 즉시 심의

수사기관 통보 미신고 업체 44곳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 모습[연합]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내 금융위원회 모습[연합]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금융당국이 국내에서 신고 없이 영업하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차단 조치를 모바일 앱에서 인터넷 사이트로 확대한다. 이용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불법 영업 사실이 확인되면 신속하게 접속을 막는다.

13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6~7일 두 차례 심의를 열고 FIU가 차단을 요청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27곳에 대해 국내 접속차단 또는 이용해지를 결정했다. 서버나 운영자가 국내에 있으면 이용해지, 해외에 있으면 접속차단 조치가 적용된다.

이번 결정으로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온라인 차단 범위는 구글·애플 등 앱마켓의 모바일 앱에서 웹사이트까지 넓어졌다. 앞으로는 별도의 피해 신고가 없더라도 불법 영업이 적발되면 방미심위 심의를 거쳐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계획이다. 차단 이후 주소를 바꿔 영업을 이어가는 대체 사이트도 지속적으로 점검해 추가 심의를 요청한다.

FIU는 “미신고 영업 자체가 특정금융정보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되기 전에도 이용자 접근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을 하려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FIU에 신고해야 한다. 해외 사업자라도 한국어 홈페이지를 운영하거나 한국인 대상 마케팅, 원화결제 지원 등을 통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면 같은 규제를 받는다. 미신고 영업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FIU에 따르면 미신고 사업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특금법에 따른 규율·감독에서 벗어나 있어 이용자 보호장치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보안요건 미비로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에 노출될 수 있고 범죄자금 은닉이나 자금세탁 경로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거래대금만 받은 뒤 가상자산을 지급하지 않거나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 6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조사에서 적발 업체의 평균 거래수수료는 1.5~10%로 국내 5대 원화거래소 평균 0.16%의 최대 62배 수준이었다.

FIU는 그동안 신고 사업자가 미신고 업체와 거래하지 않도록 가상자산 이전을 제한하고 민원·제보와 DAXA 합동조사 등을 통해 불법 영업이 확인된 업체를 수사기관에 통보해왔다. 현재까지 수사기관에 전달된 불법업체는 모두 44곳이다. 미신고 사업자의 모바일 앱은 이미 구글·애플 등 앱마켓에서 국내 신규 설치와 업데이트가 차단된 상태다.

현재 FIU에 적법하게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는 28곳이다. FIU는 “미신고 사업자를 이용 중인 경우 가상자산과 예치금을 인출하고 개인키와 로그인 정보, 신분증 사본 등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에 대한 외환 관리도 강화한다. 재정경제부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 이전뿐 아니라 개인지갑과의 가상자산 이전까지 외환당국 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관련 이전 정보는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통보돼 국세청·관세청·금감원·FIU 등 관계기관이 불법 자금 이동 점검에 활용할 예정이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