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대 ‘올 뉴 ES’ 국내 출시
첫 전기 세단 7160만원부터
하이브리드보다 130만원 저렴
1회 충전 478㎞·전비 6.0㎞/㎾h
하이브리드 연비 19.4㎞/ℓ
차체 165㎜ 키우고 전면 재설계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하이브리드차로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렉서스가 간판 모델 ‘ES’를 앞세워 순수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ES 역사상 처음으로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가격은 기존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오히려 낮췄다. 정숙성과 승차감으로 쌓아온 경쟁력에 가격과 전동화 기술을 더해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판도 변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렉서스코리아는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고 8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올 뉴 ES’를 공식 출시했다.
이번 신차는 순수 전기차 ES 350e·500e와 하이브리드 ES 350h 등 총 9개 트림으로 구성됐다. 고객의 충전 여건에 따라 선택지를 넓힌 렉서스의 ‘멀티 패스웨이’ 전략이 반영됐다.
ES는 렉서스가 출범한 1989년부터 역사를 함께한 대표 세단이다. 국내에는 2001년 처음 선보였으며, 2012년 출시된 ES 300h는 수입 하이브리드 세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콘야마 사장은 “ES는 지난 25년간 한국 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렉서스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올 뉴 ES는 그동안 쌓아 온 신뢰를 바탕으로 BEV(배터리 전기차)까지 전동화 선택지를 확대한 새로운 전환점으로, 앞으로의 렉서스가 만들어 갈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가격이다. 전기차 ES 350e의 엔트리(기본형) 트림인 프리미엄은 7160만원으로, 같은 트림의 하이브리드 ES 350h(7290만원)보다 130만원 저렴하다. 통상 전기차가 배터리 가격 등의 영향으로 동급 하이브리드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가격 구성이다.
전기차 ES 350e는 7160만~8390만원, 고성능 사륜구동 ES 500e는 7700만~8490만원이다. 하이브리드 ES 350h는 7290만~8080만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럭셔리 트림은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240만원 비싸다.
전기차 기본형을 하이브리드보다 저렴하게 책정한 배경에 대해 전기차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을 언급했다. 국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충전이나 운행 경험이 부족해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콘야마 사장은 “고객들이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느 쪽이 더 맞을지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했다”며 “배터리 전기차도 일반적인 라인업 중 하나로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S 350e는 74.69㎾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478㎞를 달릴 수 있다. 복합 전비는 6.0㎞/㎾h, 최고출력은 227마력이다. 최대 150㎾급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8분이 걸린다.
다만 400V 충전 시스템을 채택해 일부 경쟁 전기차에 적용된 800V 시스템보다 초급속 충전 성능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치아시 코헤이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엔지니어는 “더 큰 배터리와 고전압 시스템을 탑재할 수도 있었지만, 무거운 시스템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충전 속도보다는 차체 무게와 주행 효율, 승차감 사이의 균형을 중시했다는 의미다.
ES 500e는 앞뒤에 모터를 배치해 합산 최고출력 347마력을 발휘한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다이렉트4’를 적용했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435㎞다.
기존 주력인 하이브리드도 개선했다. ES 350h에는 소형화·경량화한 6세대 2.5리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시스템 총출력은 247마력이며 복합 연비는 19.4㎞/ℓ다. 차체가 이전 세대보다 커졌음에도 높은 연료 효율을 확보했다. ES 하이브리드 최초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E-Four’를 적용한 AWD 모델도 추가했다.
이번 신형 ES는 단순히 기존 차량에 전기 구동계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개발 단계부터 전면적인 재설계가 이뤄졌다.
우선 차체 크기가 대폭 커졌다. 전장은 5140㎜로 기존 모델보다 165㎜ 길어졌고, 전폭은 1920㎜로 55㎜ 넓어졌다. 휠베이스는 80㎜ 늘어난 2950㎜다. 과거 렉서스의 대형 세단 LS에 버금가는 크기로, 제네시스 G80과 비교해도 전장이 135㎜ 더 길다. 다만 휠베이스는 G80보다 60㎜ 짧다.
차체가 커지면서 상위 세단인 LS와 역할이 겹친다는 지적에 치아시 수석 엔지니어는 “과거에는 가격과 크기로 차급을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각 모델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ES는 오래 타도 피로가 적은 편안한 이동 경험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전면부에는 기존 스핀들 그릴을 차체 전체로 확장한 ‘스핀들 보디’를 적용했다. 전후면에는 각각 L자형 주간주행등과 일자형 후미등을 배치했다.
주행 성능과 승차감도 함께 다듬었다. 새로운 GA-K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차체 강성을 높이고 진동을 줄였으며, 후륜에는 ES 최초로 5링크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전기차 럭셔리 이상 트림에는 노면과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AVS)도 탑재했다.
실내는 운전석의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 14인치 터치스크린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평소에는 내장재 표면에 숨겨져 있다가 손을 가까이 대면 아이콘이 나타나는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를 적용해 물리적 조작의 편의성을 유지하면서 실내 디자인을 간결하게 만들었다.
ES 350e VIP에는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과 오른쪽 좌석 오토만, 통풍·마사지 시트, 소프트 헤드레스트, 3존 에어컨 등으로 구성된 ‘리어 컴포트 패키지’가 적용됐다. 직접 운전하는 고객뿐 아니라 뒷좌석 탑승객의 편의성까지 강화한 구성이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한 ‘렉서스 커넥트’는 원격 시동과 공조 제어, 충전 상태 확인 등을 지원한다. 네이버 클로바 기반 AI 음성인식과 긴급 호출 기능도 제공한다.
렉서스코리아는 신차 출시와 함께 전기차 구매 고객의 배터리 수명과 중고차 잔존가치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데에도 나섰다. 렉서스는 전기차 배터리를 10년 또는 20만㎞까지 보증한다. 정기점검 등 조건을 충족하면 구동·충전 관련 주요 부품도 같은 기간 보증하는 ‘렉서스 케어 BEV 플러스’를 제공한다.
잔존가치 보장형 금융상품 ‘어메이징 스위치’도 전기차로 확대했다. ES 350e 기준 3년 뒤 차량 가격의 최대 60%까지 보장하며, 선수금 30%·보증금 20% 조건에서 월 42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강대환 렉서스코리아 부사장은 “중요한 것은 바로 3년 뒤 이 차량의 가치라고 생각했다”며 구매 가격뿐 아니라 총소유비용(TCO)까지 고려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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