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2031년까지 공무원 1만명 세종 이전
아파트 공급 6만호 남아, 공무원 특공 논란 재점화
분양가 3.1억 아파트, 폐지 직전 시세 8.2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에 대한 세종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전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 특별공급 재개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서울 잔류 제로(0)’를 강조한 가운데, 공무원에 대한 주거 정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앞서 ‘특혜 의혹’이 불거진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당장 내년부터 2031년까지 세종으로 단계 이전하는 부처는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44곳이다. 이전 대상 공무원은 9929명으로, 내년부터 약 1만명의 공무원이 세종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특히 이전기관 공무원과 가족이 세종에 안착할 수 있도록 주거·교통·이주비 등 지원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지난 1차 이전 당시에는 공무원들이 매달 20만원씩 최대 2년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1인당 최대 480만원을 지원했다. 5톤 이하의 물량은 이사비를 전액 지원해 주기도 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지원 금액도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더해 대규모 인력 이동이 예고되면서 일각에선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는 중앙행정기관 종사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2010년 10월 도입됐다. 분양 물량의 최대 70%까지 이전 기관 종사자에게 우선 공급했다. 하지만 부정 청약과 수억원대 시세차익 등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2021년 7월 폐지됐다.
현재로서는 추가 이전 인력을 수용한 주택 공급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특별공급 재개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따르면 행복도시 내 공급될 주택은 총 20만호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약 14만호의 공급이 진행됐다. 행복청은 대통령 세종집무실 및 국회 세종의사당 추가 이전 계획에 따라 앞으로 약 6만호 이상의 공동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매년 4000~5000호의 단지 공급이 예정돼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행복도시의 약 60% 가량이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며 “집을 지을 땅은 약 40%가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공무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특별공급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전날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주택 특별공급은 이전고시 시점에 맞춰 광역단체장의 기관 이전 주택특별공급을 도입하고, 중앙부처 차원의 주택특별공급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속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도 “특별공급을 중단해야 할 만큼의 중대한 하자는 없었다고 본다”며 “이미 행복청에 특공 제도를 재개할 것을 건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국토부는 아파트 특별공급의 경우 앞서 특혜 여부가 불거진 만큼 섣불리 재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특별공급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제도 재개 논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세종시 공무원에게 특별공급된 아파트는 총 127개 단지, 2만5852호 수준이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호당 3억1000만원이었지만, 제도 폐지 직전인 2021년 5월 기준 평균 시세는 8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호당 평균 5억1000만원이 상승한 것으로, 분양가 대비 약 2.6배에 달한다.
공무원들의 세종 정착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가 상당한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과거 특별공급이 실거주 지원을 넘어 시세차익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만큼, 제도 재개를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특혜 논란을 차단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처 이전 태스크포스(TF)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구성돼서 특공 등 주거 문제나 교통 문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며 “앞서 폐지된 제도이기 때문에 좀 신중하게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상황이며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전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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