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미필적으로나마 인식”
김경 전 서울시의원도 징역 1년
“선거제도 공정성 해쳐”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시의원 공천 대가로 1억원의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 의원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동시에 1억원 추징도 명령했다.
이 부장판사는 강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1억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해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부분과 관련해 이들과 같이 재판을 받은 강 의원 전 보좌관 남모 씨에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후보자 추천과 관련해, 그해 1월 서울 용산의 한 호텔에서 만나 공천 대가로 1억원이 담긴 쇼핑백을 주고 받은 혐의로 지난 3월 각각 구속기소됐다. 당시 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강서구에 지역구를 두고 서울시의원 후보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전 시의원은 강서구에 민주당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돼 당선됐다.
이후 이들은 지난달 1심 재판 중 구속 만료를 앞두고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가 됐었다.
이 부장판사는 “강 의원은 서울 강서구갑 지역위원장으로서 후보자 발굴과 공천 심사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하는 등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며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공천에 도움을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받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강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강 의원 측은 “김 전 시의원과 전 보좌관 남모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시의원과 남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강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을 만나기 전 남씨를 통해 출마 의사와 금품 제공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당시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내 서울시의원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었고 공천관리위원들도 지역위원장의 의사를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관련자 진술 등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김 전 시의원의 금품 전달 관련 진술이 구체적이고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려운 점, 강 의원이 과거 해명과 국회 신상발언에서 쇼핑백을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 등을 들어 “강 의원이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고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현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양형(처벌 정도)에 대해 법원은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교부받는 행위는 후보자 추천 과정을 왜곡한다”며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정당 추천 후보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어 선거제도의 공정성을 해치고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공천을 둘러싼 문제가 여러 차례 사회적 문제로 부각돼 이를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지 오래됐음에도 1억원이라는 거액을 수수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결심공판에서 강 의원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원을, 김 전 시의원에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남씨에겐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한편 두 사람은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오는 3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수십명 명의로 강 의원에게 1억 3000여만원을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1심 선고 직후 강 의원 측 변호인은 항소할 예정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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