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한 창작물 ‘인기몰이’
음원 플랫폼, AI 고지 ‘소극적’
AI 콘텐츠 표시 필요 ‘85%’ 상회
[헤럴드경제=고재우·이준영 기자] #. 40대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들었던 노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졌단 사실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가사 자체의 내용은 물론, 익숙하지 않은 선율에 매료돼 같은 가수 ‘머무르’의 다른 노래를 찾던 중, 머무르가 AI를 통해 만든 노래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가 이용 중인 음악 플랫폼에서는 AI 활용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최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인공지능기본법)이 시행되면서 AI 창작물에 대한 알릴 의무가 ‘사업자’에 부과되고 있는 반면, ‘개인’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규제 ‘사각지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일반 대중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는 AI 창작물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서라도 AI 콘텐츠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멜론 등 양대 음원 플랫폼에서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선풍적인 인기다. 머무르는 해당 음원이 생성형 음악 AI ‘수노(Suno)’를 통해 생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작사를 제외한 멜로디, 보컬 등이 모두 AI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당 노래를 게시한 한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는 1000만에 육박했다. 유튜브 국내 뮤직 차트 2위, 멜론·벅스 등 토종 음원 플랫폼 차트에서도 3위 기록했다.
문제는 정작 음원 플랫폼에서는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가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기본법은 ‘AI 투명성 확보 의무’ 조항에 따라 AI 사업자에 AI 콘텐츠라는 사실을 공개토록 하고 있으나, 이는 사업자에 해당하는 문제일 뿐 개인에 대한 규제는 아니다.
더욱이 음원 플랫폼들은 법에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이용자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리서치 테크기업 오픈서베이가 전국 남녀 3000명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표기 가이드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콘텐츠 표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5.6%였다. ‘반드시 필요하다’는 응답도 54.1%로 나타났다.
실제로 음원 플랫폼 내 댓글에는 A씨와 마찬가지로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에 대해 “(AI로 만든 줄) 전혀 몰랐다” “정말 충격이다” “역겹지 않나”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 음원에 대한 논의는 저작권 인정 여부 등을 비롯해 한창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입장에서도 AI 정보에 대한 표기를 의무화하거나 AI 음원 등록을 함부로 규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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