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나의 유죄인간’ 19일 첫방송
원작 웹소설 ‘여자인 걸 왜 모르지?’
임시완·설인아 첫 로맨틱 코미디 호흡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공작새가 날개를 펼치듯, 외로울수록 화려하게 치장하려 했어요. 그래야 이 인물의 공허함이 더 크게 드러날 것 같았거든요.”
임시완이 ‘유죄인간’이 됐다. 영화 ‘변호인’(2013), 드라마 ‘미생’(2014), ‘타인은 지옥이다’(2019)에서 보여준 고단한 청춘의 얼굴을 지우고, 재계 서열 1위 그룹의 후계자로 돌아온다.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꼬리표도 붙였다. 후계자답게 옷장부터 달라졌다.
임시완은 14일 진행된 tvN 월화드라마 ‘나의 유죄인간’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지금까지 한 모든 작품을 통틀어도 의상 수가 이번 한 작품보다 적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벌 역할이라 이제껏 출연한 작품 중 가장 쾌적한 환경에서 촬영했다”며 웃었다.
‘나의 유죄인간’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안하무인 재벌 3세와 그의 수행비서로 잠입한 특수부대 출신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웹소설 ‘여자인 걸 왜 모르지?’가 원작이다. ‘약한영웅 클래스(Class) 1’, ‘당신의 맛’의 박단희 감독이 연출을, 문수정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임시완은 태강그룹 3세 윤이준을, 설인아는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경장 강재희를 연기한다. 강재희는 사건을 파헤치려 남장을 하고 윤이준의 비서로 들어간다.
임시완은 윤이준을 “앙칼진 고양이”에 빗댔다. 까다롭고 예민한 인물이라서다. 그는 “인물이 그렇게 된 과거를 들여다보니, 본인이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할 것을 타고 태어난 운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재벌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게 비칠 수 있는 캐릭터”라며 “인물의 층위를 다채롭게 꾸며보려 했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옷차림도 그 장치 가운데 하나였다. 임시완은 “의상을 인물의 공허함이 드러나는 장치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날 설인아는 극 중 강재희의 짧은 머리 그대로 화면 앞에 섰다. 남장여자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 ‘성균관 스캔들’의 박민영,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유정으로 이어져 온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 설정이다. 설인아는 “남장을 위해 머리를 잘랐을 때 낯설기도 했지만, 강재희가 될 준비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도 제게서 못 본 모습을 보게 돼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물론 첫 남장여자 도전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설인아는 “처음엔 거울을 보고 때론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나는 강재희다’라고 집중하다 보니 나중엔 몰입이 더 잘됐고, 편하고 좋았다”고 했다. 겉모습만 바꾼 것도 아니다. 그는 “말투부터 걸음걸이까지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 곁에서 지켜본 임시완은 “커트만 했을 뿐인데 이미 강재희가 걸어오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강재희는 유도·합기도·태권도를 합쳐 9단인 인물이다. 설인아는 “액션을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평소에 단련된 사람처럼 능숙해 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박단희 감독은 무술 감독과 리허설을 한 뒤 소화하기 어려울 것 같아 동작을 바꿨는데, 설인아가 직접 해보고 그 동작을 다시 바꿨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박 감독은 “액션팀보다 액션을 잘하는 배우를 처음 봤다”고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남자들의 브로맨스와 남녀의 로맨스를 오간다. 임시완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을 떠올리며, “저를 열렬히 사랑하는 역할을 했던 설경구 선배님도 그 작품을 열심히 찍으셨을 것 같았다. 새롭고 재미있는 도전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로맨스의 축은 김정현과 연우다. 김정현은 윤이준의 16년 지기 친구이자 태강그룹 법무팀 변호사 김시현을, 연우는 윤태식 회장의 비서 이혜정을 연기한다. 김정현은 연우를 두고 “처음에는 차가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 보니 잘 웃고 장난도 많이 쳤다”고 말했다. 연우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촬영하면서 많이 의지하고 물어봤다”고 화답했다. 김정현은 작품을 “지친 일상에서 초콜릿을 꺼내 먹는 것처럼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소개했다.
시청률 공약이 빠질 수 없었다. 시청률 7%를 넘으면 박 감독이 혼자, 20%를 넘으면 배우들과 함께 보디 프로필을 찍기로 했다.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박경림의 제안에 임시완은 “(감독님이) 준비 중인 걸로 안다”며 거들었다.
박 감독은 “네 사람 모두 독특한 매력을 지녔고, 저마다 비밀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다”며 “이들이 사건 안에서 어떻게 부딪치고 사랑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지 봐달라”고 당부했다. 임시완은 “젊은 감각과 열정을 가진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 작업 과정만으로도 재밌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작품”이라며 “그래서 더 의미 있고 값지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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