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유동화 시행 1년

5대 생보사 해약환급금 2.2조

유동화 지급액은 58억원 수준

초년도 수령액 月34만원에 그쳐

“대상 국민연금 개시 전 ‘완충’ 역할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종신보험 해약환급금은 크게 늘고 있지만,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도입된 ‘사망보험금 유동화’ 이용은 대상 계약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1년이 다 돼가도록 이용이 저조해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보험개발원 보험통계월보에 따르면 5대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개인 종신보험 해약환급금은 2조23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708억원)보다 19.6% 늘었다. 해약환급금에는 계약 전체를 해지한 경우뿐 아니라 일부만 해약하거나 적립금 일부를 연금 형태로 받은 금액도 포함된다.

같은 기간 이들 5개사의 사망보험금 유동화 초년도 지급액(첫해 지급 예정액)은 58억3200만원에 그쳤다. 해약 등으로 빠져나간 돈의 0.26% 수준이다. 유동화 지급액은 해약환급금과 별도로 통계상 생존급여금 항목으로 집계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보험료 납입을 마친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일부를 생전에 연금처럼 나눠 받는 제도다. 1년 전 이재명 대통령은 “좋은 제도를 잘 만들었는데 모르는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며 대상자 전원에게 개별 통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용은 여전히 저조하다. 5개사의 유동화 신청은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누적 2759건으로, 대상 계약의 0.34%에 불과하다. 출시 후 두 달여 동안 1333건이 몰렸지만 올해 상반기 6개월간은 1426건에 그쳤다. 월평균 640여건이던 신청이 238건으로 60% 넘게 줄어든 것이다. 누적 초년도 지급액은 119억4100만원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보험산업연구실장은 “전체 대상에서 1%도 안 된다는 건 가입률 2%대인 주택연금처럼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취지는 좋아도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자격이라든지 대상 계약을 넓히고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을 위한 제도적인 개선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동화 첫해 수령액 月 34만원꼴…“차라리 해약”

가입자들이 유동화 대신 해약을 택하는 배경으로는 우선 적은 수령액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유동화 신청 1건당 첫해 수령액은 평균 409만원으로, 월 34만원꼴이다. 노후 적정생활비(개인 월 192만원)의 18%, 국민연금 노령연금 평균 수령액(월 62만원)의 절반 남짓이다.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없어, 목돈이 필요한 가입자라면 해약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보험 업계에서는 이용 대상이 ‘옛 종신보험 가입자’로 좁다는 점도 이용이 크게 늘기 어려운 이유로 꼽는다. 최근 판매되는 종신보험 상당수에는 적립금 일부를 연금으로 전환하거나 꺼내 쓰는 기능이 이미 들어 있다. 이렇게 지급된 돈은 회계상 해약으로 잡힌다.

대상 요건도 까다롭다. 주계약 사망보험금 9억원 이하의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으로, 계약기간과 납입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고 보험료 납입을 모두 마쳐야 한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같아야 하며,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1원이라도 남아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 변액종신, 금리연동형, 단기납 종신, CI 선지급형은 대상에서 빠진다. 유동화 비율은 최대 90%, 수령 기간은 최소 2년이다.

종신보험 가입 목적 자체가 남겨진 가족에게 돈을 물려주는 데 있다는 점도 유동화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다. 유동화 신청 대상은 만 55세 이상으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출시 초기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65.3세였다. 사망보험금을 ‘가족 몫’으로 여기는 인식이 강한 세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망보험금은 내가 죽어서 남은 가족들에게 남겨주고 갈 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유동화 자체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질병·상해로 넓히고, 국민연금 전 ‘다리’로 알려야”

당장의 이용 실적만으로 제도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경직된 종신보험 구조를 제도적으로 풀어준 것 자체는 의미가 있는 만큼, 대상을 차츰 넓히고 소비자 인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강 실장은 “일본 등 해회 사례처럼 다양한 보장성 상품을 유동화로 확대하면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서비스형’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유동화한 금액을 현금 대신 헬스케어·요양·간병 등 노후 서비스로 받는 방식이다.

해약과 다른 유동화만의 장점을 분명히 알리는 것도 과제다. 해약하면 계약과 사망 보장이 모두 사라지지만, 유동화는 계약을 유지한 채 사망보험금 일부를 남기면서 낸 보험료 이상을 나눠 받도록 설계됐다.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 공백을 메우는 ‘다리’ 용도가 대표적이다. 강 실장은 “유동화 기간은 5년 내외가 제일 많다”며 “노후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이용자 편익에 대한 홍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서 비트코인 사면 바보? 세금 물린다 하자 해외 투자 ‘출구전략’ 확산 [크립토360]

한국서 비트코인 사면 바보? 세금 물린다 하자 해외 투자 ‘출구전략’ 확산 [크립토360]

내년 디지털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 사이에서 현물 대신 해외 무기한선물에 투자해 세금 부담을 피하자는 주장이 번지고 있다. 현물의 양도와 대여 소득에는 세금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02514


w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