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형 확정 사업장 37곳 공표
누적 81곳 중 75곳 위험요인 점검 위반
추락 후 별다른 조치 없이 작업 재개 사례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형이 확정된 사업장 10곳 중 9곳은 현장의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점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 시행 이후 공표된 사업장 81곳 가운데 75곳이 해당 의무를 위반했다. 올해 상반기 형이 확정·통보된 경영책임자 39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명에 그쳤다.
고용노동부는 15일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올해 상반기 형이 확정·통보된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37곳을 관보와 노동부 누리집에 공표했다. 2023년 9월 공표를 시작한 이후 누적 사업장은 81곳으로 늘었다.
누적 공표 사업장 81곳의 위반 의무를 분석한 결과, ‘유해·위험요인의 확인·개선에 대한 점검’ 의무를 위반한 곳이 75곳으로 92.6%를 차지했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의 충실한 업무수행을 위한 조치’ 의무 위반도 62곳으로 76.5%에 달했다. 안전보건 목표·경영방침 설정 의무 위반은 26곳, 종사자 의견 청취와 개선방안 이행조치 의무 위반은 25곳이었다. 재해 예방 예산 편성·집행 의무 위반은 22곳,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조치 매뉴얼 마련·점검 의무 위반은 19곳이었다. 사업장당 평균 위반 조항은 3.6개로 나타났다.
실제 한 사업장에서는 노동자가 기본적인 보호구도 착용하지 않은 채 높이 1.2m의 이동식 비계에서 작업하다 추락했다. 사업장은 사고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작업을 재개했고, 해당 노동자는 다음 날 숨졌다.
올해 상반기 형이 확정·통보된 사업장 37곳의 경영책임자는 도급인 외 수급인 2명을 포함해 39명이다. 이 가운데 실형은 1명, 징역형의 집행유예는 35명,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함께 선고받은 경우는 1명이었다. 벌금형만 받은 사람은 2명이었다. 집행유예를 받은 경영책임자는 36명으로 전체의 92.3%다.
이번 공표에는 법 시행 이후 가장 무거운 형인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된 사업장이 포함됐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해 경영책임자가 처음으로 구속·기소됐지만, 최종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사업장도 공개됐다.
법 시행일인 2022년 1월 27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누적 공표 사업장에서 형이 확정·통보된 경영책임자는 85명이다. 이 가운데 실형은 3명으로 징역 1~3년이 선고됐다. 집행유예는 77명, 집행유예와 벌금형 병과는 2명, 벌금형은 3명이었다. 법인에 부과된 벌금은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0억원으로, 평균 9800만원이었다.
공표 대상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으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해 형이 확정·통보된 사업장이다. 사업장명과 사고 일시·장소, 피해자 수, 사고 원인과 위반사항, 최근 5년간 중대산업재해 이력 등이 공개된다. 공표 전에는 30일 이상의 소명·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한다. 상반기 형 확정·통보 사업장은 그해 하반기에, 하반기 대상은 다음 해 상반기에 공표하며 누리집에 1년간 게시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사업을 총괄·관리하는 경영책임자의 확고한 안전의식과 행동이 현장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소규모 기업에 대한 재해예방 컨설팅 등 지원과 함께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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