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연, 산화니켈 촉매로 리튬 이온 제거

- 고온·고습 환경서 세계 최고 수준 내구성 확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리튬이온을 제거하는 기술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이 리튬이온을 제거하는 기술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고질적인 수명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섭씨 85℃의 고온과 습도 85%의 극한 환경에서도 1000시간 동안 초기 효율의 95%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태양광연구단 안세진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산화니켈 촉매를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리튬 이온을 제거하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높고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결합해 발전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탠덤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하지만 높은 발전효율에도 불구하고 열과 습기에 취약해 수명이 짧다는 점이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왔다.

문제는 태양전지 내부에서 전기가 원활하게 흐르도록 돕는 정공수송층에 있다. 기존에는 전기 운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리튬염과 이를 녹이는 첨가제를 사용했다.

그러나 고온·고습 환경에서는 첨가제가 증발하면서 태양전지 내부에 미세한 틈과 결함을 발생시킨다. 여기에 리튬염에서 분리된 리튬 이온이 내부를 이동하면서 성능 저하를 가속화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화학반응만 유도한 뒤 수명 저하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촉매 반응 후 필터링 추출 공정’을 개발했다.

핵심은 산화니켈(NiOx) 촉매다. 정공수송층 제조 용액에 산화니켈 분말을 넣으면 촉매 표면이 리튬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상태로 변한다. 이를 통해 기존 첨가제 없이도 리튬염에서 리튬 이온을 분리해 산화니켈 표면에 붙일 수 있다.

이후 필터를 이용해 산화니켈 분말을 걸러내면 리튬 이온도 함께 제거된다. 태양전지 성능을 높이는 데 필요한 반응은 유지하면서 수명을 떨어뜨리는 물질만 선택적으로 없애는 방식이다.

리튬이온 제거기술이 적용된 태양전지 샘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리튬이온 제거기술이 적용된 태양전지 샘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섭씨 85℃, 상대습도 85% 환경에서 1000시간이 지난 뒤에도 초기 효율의 95%를 유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내구성을 확보한 것이다.

광전변환효율 역시 25.24%를 기록해 기존 첨가제 사용 공정의 25.21%를 웃돌았다. 수명과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기술은 기존 제조 공정을 완전히 바꾸지 않고 촉매 반응과 여과 공정을 추가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향후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물론 박막형 탠덤 태양전지의 상용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세진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제조 공정의 틀을 깨고 필요한 반응만 촉매로 유도한 뒤 원인 물질을 걸러내는 새로운 공정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고질적인 수명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및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NIST 김동석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5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