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인플루언서 ‘릴스’ 누적 조회수 1억9000만회
춤·랩·먹방·OOTD까지 교사 SNS 콘텐츠 확산
“교직 이미지 훼손” vs “교육정보 공유” 시각차
겸직 허가 4년 새 54.2%↑…광고·협찬 징계도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릴스(짧은 영상 콘텐츠) 200여개의 조회수를 모두 더하면 약 1억9000만회에 달한다. 이 기록의 주인공은 연예인이 아닌 초등학교 교사다. 이 교사의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는 약 40만명까지 늘었다.
교사가 주인공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의 소재도 학교생활을 넘어 일상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수업 아이디어나 교육자료를 공유하던 수준에서 교실에서 춤을 추거나 랩을 하고 자신의 옷차림을 소개하는 ‘OOTD(오늘의 착장)’와 다양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선생님 인플루언서’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바라보는 교사 사회의 시선도 엇갈린다. 학생들과 친근하게 소통하고 공교육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교사라는 직업과 학교 공간을 개인의 유명세를 높이는 데 이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일부 교사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교직 전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단 우려도 있다.
“교직을 개인 홍보에 이용”…동료 교사들도 시각차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원 내부에서는 교사 인플루언서의 활동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에서 춤추거나 먹방을 촬영하는 행위가 교육활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교사라는 직업을 내세워 얻은 인기를 개인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이다.
서울 소재 초등교사 A씨는 “교사의 SNS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실제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과 관계없이 교사들이 한가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면서 “‘우리 담임은 안 그런데’ 하며 비교하게 되는데 학교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하시는 선생님들이 보시면 얼마나 황당할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경기권 초등교사 B씨는 “개인의 취미생활이나 재능을 알리는 활동과 공교육 공간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은 구분해야 한다”며 “춤을 추든 노래를 부르든 그건 알 바가 아닌데 학교 밖에 나가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교사의 SNS 활동 자체를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학원 교사 C씨는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은 자신의 능력을 판다는 점에서 교사들의 활동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체육·미술·음악 등의 전문성을 영상으로 공유하는 것은 격려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실제로 교사의 SNS 활동이 교육자료 공유와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1세대 교사 인플루언서’로 꼽히는 김차명 광명서초등학교 교사는 ‘참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전국 단위 교사모임 ‘참쌤스쿨’을 만들어 운영해 왔다. 교사들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교육콘텐츠를 제작·공유하고 SNS를 통해 교직 생활도 알리고 있다.
교원 겸직허가 4년 새 54% 증가…광고·협찬 징계도
교사들의 개인미디어 활동이 확대되는 흐름은 겸직 허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 891건이던 교원 개인미디어 겸직 허가 건수는 지난해 1374건으로 4년 새 54.2%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1007건으로 처음 1000건을 넘어선 뒤 2023년 1114건, 2024년 1523건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다소 줄었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교사가 개인미디어 활동을 통해 지속해서 수익이 발생하거나, 수익을 내려는 목적으로 활동하는 경우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소속 학교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SNS가 개인 계정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다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활동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워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민원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청으로 이관된 건을 제외하고 2022~2025년 교육부에 접수된 교원 SNS 관련 민원은 총 22건이었다. 특히 근무시간 중 개인 콘텐츠를 촬영하거나 학교시설을 사적으로 활용하는 행위, 학생의 얼굴과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문제 등이 논란이 됐다.
실제로 SNS에서 얻은 영향력을 활용해 광고나 협찬 활동을 했다가 징계를 받은 교사들도 있었다. 2022~2025년 부적정한 개인미디어 활동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총 8건이었다. 이 가운데 6건은 ‘SNS 광고 게재 등’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의무 위반으로 견책이나 감봉 등의 처분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화장품을 협찬받아 SNS에 사용 후기를 올리거나 광고비를 받고 자기 인스타그램에 식당을 홍보한 사례가 있었다. 이와 별개로 학생의 얼굴이나 개인정보 등을 동의 없이 노출해 경고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교육계 관계자는 “영향력이 커진 교사 인플루언서는 편향된 의견이나 콘텐츠가 교육 현장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항상 자기들 콘텐츠의 방향성과 교육적 효과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교육 현장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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