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액 6000억원 중 79.3% 판매
증권사 배정물량 소진…은행 부진
은행 고객엔 원금손실·장기투자 부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가 15일 판매 종료되는 가운데 은행과 증권사 간 판매 실적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주요 증권사에서는 당초 배정 물량이 잇따라 소진됐지만, 상당수 은행의 판매율은 절반에 못 미쳤다. 펀드 투자에 익숙한 증권사 고객과 달리 예·적금 등 안정형 상품을 주로 이용하는 은행 고객에게는 5년간 자금이 묶이고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는 상품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4일 오후 기준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의 9영업일 누적 판매액은 약 4758억원으로, 목표액 6000억원의 79.3%를 채웠다. 이날 하루 판매액은 233억5000만원이었다. 증권사가 179억7000만원을 판매해 은행 판매액(53억8000만원)의 3배를 웃돌았다.
판매 기간 전체로 봐도 양측의 실적 차이는 뚜렷했다.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6곳은 당초 배정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반면 하나·기업·부산·국민·우리은행은 초기 배정 물량의 30~50%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경남·iM·광주은행은 30% 미만이었다. 신한은행은 50~60%, 농협은행은 91% 수준을 채웠다. 판매사별 실적 편차가 커지자 운용사들은 두 차례 물량을 재조정했다.
금융당국은 펀드 상품 특성상 증권사 채널을 통한 가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2차는 1차 완판을 감안해 추가 모집한 물량이고, 1차 가입자가 다시 참여하지 않는 만큼 판매 속도가 다소 느릴 수 있다”며 “펀드 상품 특성상 증권사를 통한 가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고객층의 투자 성향 차이가 판매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이다. 손실이 발생하면 국가 재정과 운용사의 시딩 자금이 일정 부분을 우선 부담하는 완충장치가 있지만, 5년 만기 폐쇄형이라 투자금이 장기간 묶인다. 거래소 상장 이후에도 유동성이 낮으면 매매가 어렵거나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릴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은행과 증권사 고객군의 성향 차이가 판매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고객들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40%의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에도 5년간 자금이 묶이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은행 고객의 투자 결정을 망설이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소비자는 예금 등 다른 상품과 기대수익을 비교하게 된다”며 “5년 동안 자금을 묶어둘 만큼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지를 따져본 결과가 판매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차 판매 때보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판매 속도를 늦춘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1차 때보다 상품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증시 변동성으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며 “5년간 중도환매가 불가능해 고객 수요 자체가 1차 때만큼 많지 않다”고 말했다.
초기 비대면 판매 한도도 차이가 있었다. 첫 5영업일 동안 온라인 판매 한도는 은행이 각사 배정액의 40%, 증권사가 60%였다. 다만 지난 8일부터 온·오프라인 물량 구분이 사라져 이후에는 같은 조건에서 판매가 이뤄졌다.
14일 오후 5시 기준 잔여 물량은 약 1242억원이다. 은행에 308억3000만원, 증권사에 933억3000만원이 남았다. 판매는 15일 오후 5시 최종 종료된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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