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보험금 유동화 시행 1년
5대 생보사 해약환급금 2.2조원
유동화 신청은 2759건, 0.34%
초년도 수령액 월 34만원에 그쳐
종신보험 해약환급금은 크게 늘었지만,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도입된 ‘사망보험금 유동화’ 이용은 대상 계약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1년이 다 돼가도록 이용이 저조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보험개발원 보험통계월보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 5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개인 종신보험 해약환급금은 2조23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8708억원)보다 19.6% 증가했다. 계약 전체를 해지한 경우뿐 아니라 일부 해약이나 적립금을 연금 형태로 받은 금액도 포함된다.
같은 기간 사망보험금 유동화 초년도 지급액은 58억3200만원으로, 해약환급금의 0.26%에 그쳤다. 유동화 지급액은 해약환급금과 별도로 생존급여금 항목에 집계된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보험료 납입을 마친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일부를 생전에 연금처럼 나눠 받는 제도다. 이재명 대통령은 1년 전 “좋은 제도를 잘 만들었는데 모르는 국민이 많은 것 같다”며 대상자 전원에게 개별 통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도 시행일인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5개사의 유동화 신청은 2759건으로, 대상 계약의 0.34%에 불과했다. 출시 후 두 달여 동안 1333건이 접수됐지만 올해 상반기 6개월간은 1426건에 그쳤다.
월평균 신청 건수는 640여건에서 238건으로 60% 넘게 줄었다. 누적 초년도 지급액은 119억4100만원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보험산업연구실장은 “전체 대상에서 1%도 안 된다는 건 가입률 2%대인 주택연금처럼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취지는 좋아도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자격이라든지 대상 계약을 넓히고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을 위한 제도적인 개선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입자들이 유동화 대신 해약을 택하는 이유로는 적은 수령액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신청 1건당 첫해 수령액은 평균 409만원, 월 34만원꼴이다. 개인 기준 노후 적정생활비(월 192만원)의 18%, 국민연금 노령연금 평균 수령액(월 62만원)의 절반 남짓이다.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없어 목돈이 필요한 가입자는 해약을 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 대상이 ‘옛 종신보험 가입자’로 좁다는 점도 한계다. 최근 판매되는 종신보험 상당수에는 적립금 일부를 연금으로 전환하거나 인출하는 기능이 있고, 이 지급액은 회계상 해약으로 분류된다.
대상 요건도 까다롭다. 주계약 사망보험금 9억원 이하의 금리확정형 상품으로, 계약기간과 납입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고 보험료 납입을 마쳐야 한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같아야 하며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 변액·금리연동형·단기납 종신보험과 CI 선지급형은 대상에서 빠진다. 유동화 비율은 최대 90%, 수령 기간은 최소 2년이다.
사망보험금을 가족에게 남기는 돈으로 여기는 인식도 걸림돌이다. 신청 대상은 만 55세 이상으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출시 초기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65.3세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망보험금은 세상을 떠난 뒤 가족에게 남겨줄 돈이라는 인식이 강해 유동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의 실적만으로 제도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강 실장은 “일본 등 해외 사례처럼 다양한 보장성 상품으로 대상을 넓히면 제도 도입 당시 기대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약하면 계약과 사망 보장이 모두 사라지지만, 유동화는 계약을 유지하면서 사망보험금 일부를 남기고 보험료 이상을 나눠 받도록 설계됐다.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 공백을 메우는 ‘다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는 제언이다.
강 실장은 “유동화 기간은 5년 내외가 가장 많다”며 “노후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이용자 편익 홍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호원 기자
won@heraldcorp.com
![장기금리와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이번엔 뒤집혔다 [지안루카 베니그노]](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4/news-p.v1.20261012.37af49395c5e42388798ef9d8de6e08b_T1.jpg?type=h&h=240)
![‘미국 망하지 않으면 안전?’ 美국채 투자 인기인데…원금 지키는 투자법이 있다 [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3/news-p.v1.20260904.5dadfb5404fb467f906a01b3a4ba1592_T1.jpg?type=h&h=240)
![수술 후 변해버린 아버지, ‘마약류’ 맞고 결국 아들 곁 떠났다 [메디컬 생존 게임]](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3/news-p.v1.20261013.41bea7ca77d8444ea752a291f899dc38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