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직무·통근거리 따져 취업…청약 혜택·산단 교통비 지원 요구

기업 “전문인력 채용·유지 어려워”…AI 확산에 신입 기회 축소 우려

지난 5월 20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희망 위원회’ 출범식과 1차 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참석자들 [경사노위 제공]
지난 5월 20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희망 위원회’ 출범식과 1차 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참석자들 [경사노위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삼성이나 하이닉스의 임금이나 성과급 이야기를 들으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들이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호소하며 청약·주거와 교통비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요구했다. 기업들은 지방 중소기업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채용한 청년이 떠나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도 상당한 비용과 노력이 든다고 토로했다.

1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청년일자리 희망 위원회’는 전날 충남 천안시 풍세일반산업단지에 있는 중소기업 아라에서 제3차 청년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과 인사담당자 등이 참석해 청년 채용과 근속의 어려움, 일자리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선택할 때 임금과 직무·전공 적합성, 회사 규모, 거주지와의 거리 등을 주요하게 고려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대기업과의 큰 임금 격차는 부담으로 꼽았다.

한 참석자는 “임금 외에도 중소기업 재직 청년에게 청약 등 실질적인 혜택을 확대해 중소기업에 다니는 것이 주거 마련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산업단지의 부족한 대중교통도 문제로 제기됐다.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과거 시행했던 산업단지 청년 대상 교통비 지원을 마련해 달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직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청년들은 더 나은 일자리와 경력을 찾아 중소기업에서 다른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며, 이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한 청년은 “다른 기업이나 업종을 경험하는 것도 경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전문인력 확보와 채용 이후 인력 유지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전공과 전문성을 갖춘 지원자를 찾기 어려운 데다, 지방이라는 입지 여건까지 겹쳐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신입 직원이 직무역량을 갖추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도 부담으로 지목했다.

대학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장기현장실습제도(IPP)·계약학과 등 산학연계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소기업 인력난을 해소하려면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원·하청 관계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인공지능(AI) 확산이 청년의 첫 일자리와 경력 형성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AI가 신입 직원의 기초 업무를 대신하면서 기업의 경력자 선호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인사담당자는 “신입을 뽑아 가르치기보다 경력자를 채용해 AI를 활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며 “특히 사무·오피스 분야에서 이러한 변화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은주 한국노총 총괄실장은 중소기업 청년의 취업과 장기근속을 위해 산업단지 교통·주거 여건을 개선하고 지역 특성화고·대학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영주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 확대를 주문했다.

윤자영 충남대 교수는 “청년의 이직을 경력 형성의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의 청년 인력 확보와 유지를 위해서는 지역 산단의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한 보다 세밀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중소기업 청년 인력 확보와 일자리 질 개선을 위한 위원회 논의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음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지역 청년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