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월 CPI 3.7%↑…휘발윳값 9.1% 폭등
베이지북 “유가상승, 모든 지역 물가 압박”
10월 연준금리인상 확률 22→51% ‘껑충’
월가, 16일 워시·IMF총재 방콕 대담 촉각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유가 급등으로 5개월 만에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물가 지표 발표 직후 이달 금리 인상 확률이 한때 50%를 넘어선 가운데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도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미국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가의 관심은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에 집중되고 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15일 오후 11시30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16일 낮 12시30분) 방콕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대담할 예정이다.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관계자들이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주요 일정이다.
이번 대담에서는 워시 의장이 이달 금리 동결과 인상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워시 의장은 그동안 연준이 향후 금리 결정을 미리 암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시장의 금리 전망은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물가 지표에 따라 크게 움직였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의 발언 이후 10월 금리 인상 확률은 70% 수준에서 25%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가 발표되면서 추가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커졌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9.1% 급등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료유 가격도 15.3% 상승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반영된 10월 금리 인상 확률은 물가 발표 전 22.1%에서 발표 직후 51.5%까지 치솟았다. 이후 40% 아래로 내려왔지만 금리 동결 기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팀 우르바노비치 혁신자 ETF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시장이 예상해온 10월 연준의 일시적인 금리 인상 중단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유가가 끈질긴 근원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복잡하게 만들고 연준의 정책적 유연성을 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연준이 발표한 베이지북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됐다.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중 4곳에서 직전 조사보다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으며, 모든 지역에서 유가 상승의 영향이 나타났다. 연준은 높은 경유 가격과 연료 할증료로 늘어난 비용이 공급망 전반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과 관세, 보험료 상승도 기업 부담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고유가의 충격은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 지역에서 소비지출이 정체된 가운데 저소득층은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계가 외식을 줄이고 저렴한 제품으로 소비를 전환하거나 예정했던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상승이 에너지 공급 충격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연준의 대응이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만으로는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을 해결하기 어렵지만, 높은 에너지 가격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는 상황을 방치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제이미 콕스 해리스 파이낸셜그룹 매니징 파트너는 “물가 상승 충격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는 분명하지만, 이를 완화하려면 두 전쟁이 끝나야 한다”며 “연준은 코로나19 당시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규정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제 에너지 공급 충격에 대해서는 정반대 방향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달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긴축 논쟁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8~9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FOMC 회의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0.25%포인트 인상뿐 아니라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제기된다.
WSJ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가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FOMC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열려 고물가와 금리 정책을 둘러싼 논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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