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도금업체 태국 노동자 중상 사건

60대 업주 징역 3년형, 아내 공소 기각

사건 당시 화성 도금업체에서 사용된 에어건. [연합]
사건 당시 화성 도금업체에서 사용된 에어건.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외국인 노동자 항문부위에 고압 공기분사기(에어건)를 쏴 중상을 입힌 60대 사업주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회적인 약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경찰과 노동청에 진상 파악을 지시한 사건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 구나영 판사는 특수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협박 혐의로 함께 기소된 A 씨의 아내 B 씨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A 씨는 지난 2월 20일 경기 화성시 만세구에 자신이 운영하는 도금업체에서 태국 국적 노동자 C 씨(40대)의 항문 부위에 산업용 에어건을 밀착한 뒤 고압 공기를 분사해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C씨는 복부가 부풀어 오르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다.

업체 이사이자 아내인 B 씨는 응급 수술이 필요한 C 씨에게 “불법체류자, 폴리스”라고 말하며 수갑을 차는 시늉을 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로 신고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A 씨 부부는 사건 당일 오후 8시 9분쯤 피해자를 데리고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을 찾았으나 진료를 받지 못하자 119에 신고했다. 당시 이들은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에 “지인들과 장난을 치다가 다쳤다”며 단순 사고인 것처럼 설명했다. 이후 “다른 병원으로 데려가겠다”고 한 뒤 중상 상태의 피해자를 병원이 아닌 숙소에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장난으로 에어건 손잡이를 누르며 세 차례 정도 분사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분사구를 피해자 항문에 삽입해 7초간 공기를 주입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 판사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의료 기록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한 손으로 상대방 허리를 잡고 분사구를 항문에 삽입해 7~8초간 분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해자는 ‘아파요’라고 했으나 일정 시간 멈추지 않고 분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피해자가 눈으로 보지는 못했더라도 촉각에 의해 에어건 삽입을 느낀 이상 이를 추측에 의한 것이라 볼 수 없고, 경험해 아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병원 진단서 등을 보면 직장 내부 10cm 길이의 천공이 발생했으나 항문 부위에는 외과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던 점을 보면 항문에 삽입된 상태서 (분사가) 이뤄졌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변론종결 후에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아내 B 씨에 대한 공소 기각에 대해서도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합의서에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7년을, B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