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도심형 SUV
국내 주문 접수 개시…27년 말 첫 인도
“마법의 양탄자 위에 올라탄 듯한 승차감”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벤틀리모터스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벤틀리모터스는 15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 칸 스튜디오에서 브랜드 네 번째 모델 도심형 전기 SUV ‘토르칼’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토르칼은 컨티넨탈 GT와 플라잉스퍼, 벤테이가에 이어 벤틀리 라인업에 합류하는 모델로,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까지 전 과정이 영국 크루 본사에서 이뤄진다.
이번 행사는 벤틀리의 한국 공식 진출 20주년에 맞춰 열렸다. 벤틀리는 2006년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행사에는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크리스토프 조르주 세일즈·마케팅 총괄 이사, 로빈 페이지 디자인 총괄, 데이브 헤이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등 본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발리저 회장은 “토르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와 기술을 활용해 영국 크루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엔지니어링하고, 제작한 자동차”라며 “운전석에 앉거나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벤틀리만의 특별한 감각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르칼은 마치 마법의 양탄자 위에 올라탄 듯한 승차감을 선사한다”며 “도로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달리는 특유의 감각으로, 아무리 까다로운 노면에서도 이러한 승차감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엔진 대신 실제 악기 연주로 만든 ‘벤틀리 사운드’
벤틀리는 엔진이 없는 전기차에서도 브랜드 특유의 주행 감성을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발리저 회장은 “토르칼을 개발하면서 단순히 내연기관의 엔진음을 전자적으로 흉내 내는 사운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대신 실제 연주자들의 악기 연주로 ‘벤틀리 다이내믹 심포니’를 개발해 벤틀리 V8 엔진 특유의 리듬과 개성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개발팀은 벤틀리 V8 엔진음이 지닌 매력의 핵심을 ‘리듬’으로 보고, 드럼과 비올라, 베이스 기타 등을 직접 연주해 미세한 변주까지 사운드에 담았다. 주행 사운드는 운전자가 요구하는 토크와 차량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볼륨이 커지고, 정숙한 주행을 원하면 완전히 끌 수도 있다.
조작음에도 같은 철학을 적용했다. 방향지시등 소리는 벤틀리 가죽 공방에서 망치로 가죽을 두드리는 소리를 녹음해 만들었고, 터치스크린 알림음은 크리스털 글라스에서 채취한 실제 소리를 활용했다.
오디오는 16개 스피커로 구성된 620W 기본 시스템과 영국 오디오 브랜드 네임(Naim)과 공동 개발한 28개 스피커, 1780W 출력의 시스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새 디자인 언어 첫 적용…뒷좌석엔 브랜드 첫 전동 폴딩
토르칼은 벤틀리의 새 디자인 언어가 처음 적용된 모델이다.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곧게 세운 전면부로 벤틀리의 핵심 디자인 원칙인 ‘수직적 우아함’을 구현했다.
전면부에는 컨티넨탈 T 등 과거 상징적인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일루미네이티드 다이아몬드 그릴을 달았다. 지난해 공개된 새 벤틀리 윙 엠블럼을 처음 단 양산 모델이기도 하다.
전장은 약 5m로 벤틀리 4도어 라인업 가운데 가장 짧다. 그럼에도 460ℓ의 트렁크와 90ℓ의 전방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에는 벤틀리 최초로 전동 폴딩 기능을 갖춘 3인승 시트가 들어간다.
실내 대시보드는 벤틀리 윙 엠블럼에서 영감을 얻었다. 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서도 자주 쓰는 기능에는 물리 버튼을 남겼다. 소재 선택지도 브랜드 역대 가장 넓다. 영국 직물업체 폭스 브라더스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100% 메리노 울 차량용 패브릭을 개발했고, 월넛 자투리 목재와 재활용 크래프트지를 최대 1000겹 압착한 ‘옴브레 월넛’ 베니어도 새로 선보였다.
페이지 총괄은 “전기차인 토르칼에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같은 방식의 공기 유입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릴은 벤틀리의 역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크기가 서로 다른 세 가지 다이아몬드 패턴과 조명을 결합해 벤틀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최고출력 888마력…1회 충전 최대 600㎞ 주행
토르칼에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가 하나씩 탑재된다. 기본형 토르칼은 최고출력 821마력, 최대토크 121.7㎏f·m를 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4초 만에 도달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토르칼 S는 런치 컨트롤 작동 시 최고출력 888마력, 최대토크 137.7㎏f·m를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벤틀리 역사상 가장 높다. 시속 100㎞까지 2.9초 만에 가속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60㎞다.
배터리는 192개의 리튬이온 파우치 셀로 구성된 800V 시스템으로, 순용량은 113㎾h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 기준(WLTP) 최대 600㎞다. 400㎾ 급속충전을 이용하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6분이면 충전되고, 7분 충전으로 약 161㎞를 달릴 수 있다. 배터리 보증은 10년 또는 25만8000㎞다.
승차감을 위해 벤틀리 최초로 풀 액티브 서스펜션을 탑재했다. 댐퍼가 차체 기울어짐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별도의 안티 롤 바가 필요 없다. 뒷바퀴를 최대 5도까지 조향하는 전자제어식 올 휠 스티어링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돼 회전반경은 11.1m에 그친다.
국내 주문 접수는 이날부터 시작됐다. 판매 가격은 기본형 토르칼과 고성능 모델 토르칼 S 모두 부가가치세 포함 3억3000만원부터다. 첫 고객 인도는 2027년 말 시작될 예정이다.
헤이터 총괄은 “20년 전 첫 진출 당시에는 한국이 세단 중심 시장이었다면, 컨티넨탈과 같은 2도어 모델과 SUV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SUV 수요 증가가 기존 모델의 수요를 대체하지 않고 새로운 고객층의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러한 흐름이 토르칼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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