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감정까지 전달하는 ‘현지화’…자막·더빙은 ‘제2의 제작’
회원 80% K-콘텐츠 시청·200편 이상 글로벌 톱10
[헤럴드경제=차민주·이준영 기자]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막·더빙을 비롯한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오빠’라는 호칭 하나에도 문화적 맥락이 담겨 있는 만큼, 단순 번역을 넘어 정서까지 전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는 이를 위해 한 언어의 더빙 제작에 통상 50~60명의 전문가를 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5일 캐서린 르타트 넷플릭스 글로벌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시니어 디렉터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X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글로벌 로컬라이제이션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자막과 더빙은 부차적인 작업이 아닌, 사실상 ‘제2의 제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캐서린 시니어 디렉터는 ‘피지컬: 100’이 현지화 작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피지컬: 100의 멕시코 버전은 공개 첫 주 만에 250만 시청 수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 비영어쇼부문 글로벌 톱 10 4위에 올랐다. 이탈리아 버전도 총 27개국 톱 10에 진입했다.
그는 “글로벌 확장 배경에는 각국 시청자가 모국어로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현지화 작업이 있다”며 “피지컬: 100 한국 원작에는 16개 언어, 이탈리아 버전에는 13개 언어, 멕시코 버전에는 10개 언어의 더빙이 지원됐고, 자막은 전체 버전을 통틀어 최대 32개 언어로 제공됐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도 대규모 현지화 작업의 사례로 소개됐다. 37개 언어 자막, 24개 더빙 등이 제작돼 한국 작품 가운데 최대 규모의 현지화 작업을 거쳤다.
넷플릭스는 단어 하나에 깃든 정서까지 고려해 현지화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국어 ‘오빠’는 가족이나 연인 등 관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만큼, 다른 언어로 옮길 시 더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존 드미타 넷플릭스 UCAN 글로벌 영어 프로덕션 시니어 매니저는 “‘오빠’처럼 정확히 대응되는 영어가 없는 단어는 표현 선택이나 성우의 연기 등을 통해 등장인물 간 관계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현지화 인력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캐서린 시니어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36개 언어의 더빙과 33개 언어의 자막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전 세계 122개 파트너와 협업하고 있다”며 “한 언어의 더빙 제작에는 통상 50~60명이 참여해 번역, 연기, 녹음, 믹싱, 품질 검수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원작의 매력을 담는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소비 국가의 선호도에 따라 현지화 전략도 손질한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는 더빙을, 스웨덴·네덜란드·영국은 자막을 선호하는 흐름에 따라 현지화 작업도 따로 진행한다. 산더르 반 데르 풀 넷플릭스 EMEA 콘텐츠 로컬라이제이션 디렉터는 “국가마다 언어와 콘텐츠 소비 방식이 다양하다”며 “자막과 더빙 중 어떤 방식을 즐길지까지 고려해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노력에 힘 입어 전 세계 이용자의 8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다고 강조했다. 또 200편 이상의 국내 작품이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사람의 손을 거친 현지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캐서린 디렉터는 “AI가 작업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전문가를 보조하는 도구일 뿐”이라며 “현지화는 인간의 감정과 창의성이 필요한 하나의 ‘예술’인 만큼 AI가 이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cha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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