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장려금 부정수급 의심에도 지급요건 확인 소홀
과태료 잘못 부과하고 출퇴근 기록·공가 관리도 허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노동부 지방관서가 노동자들의 신고사건을 586일 넘게 방치하고, 고용장려금 지급요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사례가 자체감사에서 적발됐다. 사업장 감독과 과태료 부과뿐 아니라 직원들의 출퇴근 기록, 공가 사용 등 복무 관리에서도 부실이 드러났다.
1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2026년 소속기관 자체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고용노동청과 지청에서 지원금 지급 관리 부실과 신고사건 처리 지연, 부적정한 복무 사례 등이 확인됐다.
노동자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신고사건 처리가 장기간 미뤄졌다.
신고사건에 대해 수십 일에서 길게는 586일 넘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사업주가 사실상 도산했는지를 판단해 노동자의 체불임금 대지급금 수령과 연결되는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수백 일간 처리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각종 인허가와 승인 민원 처리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소급 인가가 불가능한 신청에 대해 인가일 이전으로 소급해 인허가한 사례가 확인됐다.
고용장려금 지급 과정에서는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 기간을 정해 채용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허위 신고하거나, 퇴사 후 6개월 이내 재고용한 사실을 숨겨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발됐다.
관련 지급요건 확인 소홀은 2025년 감사에서 진주·부산북부·구미지청, 2026년 감사에서 보령·서산·대전·서울북부·서울남부·서울관악지청에서 확인됐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과 고용촉진장려금 등 사업주 지원금이 대상이다.
구직자가 소득 발생 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신고한 채 국민취업지원제도 구직촉진수당과 실업급여 등을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의원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규모의 부적정 지급 사례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사업장 감독 후속 조치도 부실했다. 추가 검토 등을 이유로 시정지시를 늦추거나, 시정기한이 지난 뒤 근로자의 권리가 구제됐다는 이유로 범죄인지 등 조치 없이 사건을 종결한 사례가 적발됐다. 법 위반 사업장에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부과 기준이나 감경 규정을 잘못 적용해 수천만원을 적게 또는 많이 부과한 사례도 있었다.
직원들의 복무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유연근무를 하면서 시스템에 출퇴근 기록을 남기지 않거나, 정해진 출근시각보다 늦게 출근하고 퇴근시각보다 일찍 퇴근한 기록이 있는데도 지각·조퇴를 연가로 처리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공가 사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전보 발령이나 개인적인 자발적 건강검진에 공가를 사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박 의원은 “2025년, 2026년 감사 결과는 일부 직원들의 일탈이 아니라 고용노동부 지방관서 전반에 뿌리내린 행정 편의주의, 안일한 업무 태도, 도덕적 해이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본부 차원에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지방청의 방만 행정을 뿌리 뽑기 위한 전면적인 쇄신안을 마련해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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