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기부터 기업 현장 직접 찾는 광폭 행보

천안·대전·청주·세종 등 충청권 곳곳 방문

직접 진행자로 기업인들과 문답 이어가

“정책 문서 활자로만 이해해선 안 돼” 현장 강조

규제 개선·성장 지원은 과제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충청남도 천안시 (주)엘케이캠을 방문해 반도체 공정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기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충청남도 천안시 (주)엘케이캠을 방문해 반도체 공정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기부]

[헤럴드경제(대전)=부애리 기자] “누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서 끌고 가는 건가요? 연도별 로드맵은 나와 있나요?”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5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에서 대전시 관계자의 사업 설명을 듣고 난 뒤 질문을 던졌다.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창업도시 사업을 누가 총괄하는지,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마련돼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충청권 현장 방문에 나섰다. 천안과 대전·청주·세종 등 충청권 곳곳을 돌며 중소 제조기업부터 벤처·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기업인들을 만나는 일정이다.

헬멧 착용하고 공장으로…직접 묻고 듣는 현장 소통

이 장관은 이날 충남 천안의 반도체 소재 기업 엘케이켐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천안 엘케이켐에서는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둘러봤다. 반도체 소재가 생산되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이후 열린 ‘도약(Jump-Up) 프로그램’ 참여기업 간담회에서도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정부 정책 문서에 활자로 돼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현장에 와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한 곳 한 곳 방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 장관은 직접 진행을 맡아 기업인들과 소통했다. 참석자들의 발언을 차례로 듣고 궁금한 부분은 즉석에서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건의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정책과 향후 지원 방향을 직접 설명했다. 준비된 인사말이나 일방적인 정책 설명에 그치지 않고 기업인들과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기부]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중기부]

간담회 진행자로 직접 나서…현장 소통에 무게

이 장관의 현장 소통 방식은 이날 오후 대전에서도 이어졌다.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 대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특히 사업 추진체계와 향후 계획을 직접 질문하고, 참석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며 간담회를 이끌었다. 기업인들의 건의 사항을 경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정책과 지원 방향을 설명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 장관이 직접 진행을 맡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에서는 지역 창업기업의 투자유치 어려움부터 공공기술 사업화, 의료기기 실증과 판로 확보, 창업 인재 육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 장관은 참석자들의 발언을 하나씩 듣고 필요한 대목에서는 관련 정책을 설명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특히 딥테크 창업기업에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건의에 관심을 보였다.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와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정책자금과는 다른 지원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이 장관은 “모태펀드가 그 부분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며 “인내 기간을 가질 수 있는 별도의 펀드나 트랙이 가능한지 돌아가서 부처에서 연구해 볼 과제”라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기업인과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의료기기 스타트업의 실증과 판로 확보 문제를 제기한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컬 대표와 추가로 의견을 나누며 현장의 어려움을 들었다.

이 장관은 이날 현장 방문을 마친 뒤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책을 주로 자료와 활자를 통해 이해했는데, 기존 정책을 보완하거나 더 좋은 정책을 만들려면 현장에 와서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점프업이라고 쓰여 있던 종이 밖으로 걸어 나와 여러 시사점을 얻었고, 창업도시 역시 지역에서 실제로 어떤 고민과 필요한 사안들이 있는지 느끼는 하루였다”라고 말했다.

현장서 들은 애로사항,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나

실제 이날 현장에서는 기존 정책 문서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문제들이 제기됐다. 반도체 소재 기업은 입지규제로 인한 생산시설 확충의 어려움을, 방산기업은 전문 인력과 법률지원 부족을 호소했다. 지역 스타트업들은 투자자금 확보와 사업화 과정에서의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 장관 역시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창업기업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방향을 바꾸고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기존 사업계획서에 묶여 변경된 아이디어를 추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정책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어 “현장에서 들은 여러 과제를 돌아가서 잊어버리지 않고 후속 정책으로 만들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