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소파록.[경북도호국보훈재단 제공]
안동의소파록.[경북도호국보훈재단 제공]

[헤럴드경제(안동)=김병진 기자]재단법인 경북도호국보훈재단은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안동의소파록(安東義所爬錄)’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안동의소파록’은 1895년 말 경북 안동에서 의병 봉기를 논의하고 준비하기 위해 구성된 안동의소(安東義所)가 의병부대의 직임과 참여자 명단을 기록한 문서다.

제1차 안동의진(安東義陣)의 지휘부 46명과 27개 직임이 구체적으로 수록돼 있어 안동의병의 조직 형태와 인적 구성, 운영 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이 유물은 전 강원대 국사학과 박한설 교수가 수집·보관하다가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의 설립 취지와 연구·보존 목적에 공감해 기증한 것이다.

안동의진(安東義陳)은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 공포 등에 저항한 안동지역 유림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1895년 음력 12월 무렵부터 의병 봉기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으며 1896년 1월 17일 안동 유림 대표들은 봉정사에 모여 의병을 일으키기로 합의했다.

이어 1월 20일 안동부에서 의병 결성을 위한 대회를 열고 봉화 유곡의 권세연(權世淵)을 대장으로 추대했다.

권세연은 ‘경상도안동창의대장 권세연격(慶尙道安東倡義大將權世淵檄)’이라는 격문을 발표해 각 지역의 유림과 의병이 안동으로 모일 것을 촉구했다.

같은 날 밤 안동관찰사 김석중(金奭中)이 안동을 떠나자 안동의진은 1월 21일 의병부대를 편성하고 주요 지휘부를 구성했다.

이때 정해진 지휘 체계와 직임, 참여자의 명단을 기록한 문서가 바로 ‘안동의소파록’이다.

‘안동의소파록’에는 총 27개 직책, 46명이 기록돼 있다.

대장 권세연(權世淵), 부장 곽종석(郭鍾錫)을 비롯해 참모 류연박(柳淵博)·이상기(李相基)·류선영(柳善榮)·권병추(權炳錘), 내방장 김진림(金震林)·김진의(金鎭懿), 외방장 강담(姜鐔)·류응목(柳膺睦), 좌·우익장 이운호(李運鎬)·권용현(權用鉉)이 참여했다.

전봉장 김익장(金翼張), 돌격장 권진순(權鎭淳), 유격장 김회락(金繪洛)·권인술(權仁述), 석격장 권재추(權在錘), 척후장 김홍락(金鴻洛), 초모장 권옥연(權玉淵)이 편제됐다.

도서기 류정호(柳廷鎬) 등 5명, 서기 이운구(李雲九) 등 8명, 정제유사 김주병(金周秉) 등 3명, 종사관 이중삼(李重三) 등 3명이 기록돼 있다.

이 밖에도 출령·중군·관량·관재·행부상도총·직일 등의 직책에 류헌호(柳憲鎬) 등 인물이 배치됐다.

‘안동의소파록’은 작성 주체와 시기, 문서의 성격이 명확하고 원형이 온전하게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특히 제1차 안동의진의 지휘부 직책과 참여자 명단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유일한 자료다. 안동의병의 조직 형태와 인적 구성, 지휘체계, 운영방식을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초기 조직과 이후 개편된 조직을 비교함으로써 안동의진이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다른 지역 을미의병의 지휘 편제와 조직체계를 추정하고 비교·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한희원 경북도호국보훈재단 대표이사는 “‘안동의소파록’이 이번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은 안동을 비롯한 경북 의병사의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국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bj765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