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른 오전, 산모의 양수가 터졌다. 당시 산모는 임신성 당뇨를 앓고 있었다. 태아도 거꾸로 있는 역아(逆兒) 상태였다. 시급한 조치가 필요했다. 소방당국은 이에 헬기를 활용했다. 수백㎞를 빠르게 비행한 끝에 적절한 시설로 갈 수 있었다. 결과는 무사 출산.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충남소방본부는 지난 8일에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시간은 오전 4시께. 경기 평택에서 산모의 양수가 터졌다는 119 신고가 들어왔다. 임신성 당뇨를 앓고 있는 산모, 역아 상태의 태아 등 의료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상황이었다.
현장에 온 경기 지역 구급대는 우선 산모를 평택의 한 산부인과로 옮겼다.
그러나 해당 병원에서는 필요한 치료를 하기가 어려웠다.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태아 또한 미숙아로 출생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무엇보다도 신생아중환자실 또한 갖춘 병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남 창원의 한 대학병원이 조건에 맞았다. 문제는 거리였다. 평택에서 약 240㎞나 떨어진 게 그것이었다. 구급차로 이동하면 약 4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소방당국은 헬기를 떠올렸다. 소방당국은 충남소방본부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경기지역 소방헬기는 운항이 어려웠다.
충남소방본부는 이에 응해 소방헬기를 투입, 약 1시간 비행 끝에 산모를 창원의 대학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산모는 다행히 병원에서 무사 출산했다.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소방본부 측은 “응급환자가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항공 이송체계를 적극 활용하고, 의료기관과의 협력망 구축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150㎞ 날아 분만한 사례도
앞서서는 경기 안성에 거주하는 임신 35주차 임산부가 전국 25개 병원에서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후 전북 전주까지 헬기로 이송돼 무사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전주예수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2시7분께 안성시에서 임신 35주차 임산부가 ‘양수가 흐른다’며 119에 신고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구급대원은 조기 양막 파수로 조산 및 태아 감염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병원을 비롯해 경기와 서울, 충청 등 25개 병원에 문의했지만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위험 임산부의 분만과 신생아 집중 치료를 동시에 맡을 의료진과 병상을 즉시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이후 소방청은 오전 3시30분께 예수병원에 지원을 요청했고, 병원 측은 수용 결정을 내렸다. 임산부는 오전 5시16분께 소방헬기를 타고 150㎞가량을 이동해 도착한 후 무사 분만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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