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G20·G7회의 참석해 다자외교

글로벌 불균형 해소·국제 공조 강조

싱가포르에 전략 국부펀드 협력제안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0월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고자 입장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0월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고자 입장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서 주요 20개국(G20)을 향해 공급망 회복력 강화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양자 면담에서는 일본과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3년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싱가포르에는 전략형 국부펀드 관련 협력을 제안하는 등 주요국과의 경제·금융 공조 강화에 나섰다.

16일 재경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전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및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했다. 지난달 22일 취임 이후 첫 다자외교 행보다.

이번 회의는 올해 G20 의장국인 미국과 G7 의장국인 프랑스가 각각 주최한 마지막 대면 재무장관회의로, 주요국들은 올해 논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이 부총리는 G20 회의에서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고물가·고금리 대응, AI 등 신기술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세계경제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G20 회원국들이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한편, 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해 G20 재무트랙에서는 경제성장과 글로벌 불균형·부채 문제, 금융안정·규제 개선 및 금융이해력 제고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 부총리는 한국이 2028년 G20 의장국을 맡는 만큼 미국·영국과 트로이카 협력을 이어가며 세계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G20 트로이카는 전임·현임·차기 의장국이 주요 의제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정책을 조율하기 위해 협력하는 체제다.

이 부총리는 G7 재무장관회의에도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해 세계경제와 글로벌 불균형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한국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번 회의에도 초청 받으면서 역대 처음으로 한 해 두 차례 G7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게 됐다.

이 부총리는 특정 국가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다른 국가의 적자 누적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폭넓은 거시경제 정책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G7 내부 협력뿐 아니라 G20을 통한 포괄적인 국제 공조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리카 관련 G7 부대행사에서는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토대로 투자와 부가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한·아프리카 장관급 회의(KOAFEC) 등을 통한 협력 지속 의지를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주요국 재무장관들과 상견례를 겸한 양자 면담을 갖고 주요 경제·금융 현안을 논의했다.

우선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는 오는 11월 말 만료되는 100억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와프를 규모 변경 없이 2029년 11월까지 3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양국이 각각 원화와 엔화를 제공하고 상대국으로부터 달러화를 빌리는 방식이다. 양국은 또 차기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조속한 시일 내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인드라니 투라이 라자 싱가포르 재무부 제2장관과 만나 정부가 추진 중인 전략형 국부펀드와 관련해 테마섹의 운영 노하우 공유와 협력 강화를 제안했고, 라자 장관도 이에 호응했다고 재경부는 전했다. 테마섹은 싱가포르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영 투자회사다.

양국은 내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공동 의장을 맡는 만큼 역내 금융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이 부총리는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과 만나 G20 글로벌 불균형 스터디그룹 공동 의장으로서 쌓은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다자 공조를 이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2021년 요소수 수급난 당시 호주의 지원을 언급하며 에너지·핵심광물 등 공급망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의 약식 면담에서 독일 측은 양국이 제조업·핵심광물 공급망·디지털 분야의 핵심 협력 상대라며 자동차·화학·제약 등 전통 산업의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희망했다. 이 부총리는 한국의 3대 메가프로젝트 등 주요 AI 투자 계획을 소개하고 유럽 경제 상황에 관심을 표명했다.

존 힐리 영국 재무장관에게는 2027년 G20 의장국인 영국의 재무트랙 운영 구상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청년 고용 등 경제 회복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다. 영국 측도 양국이 참여하는 G20 트로이카를 통한 글로벌 현안 공조를 희망했다. 방콕=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