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과세에 회피법 공유
해외 무기한선물, 과세 사각지대
거래정보 확보해도 과세 근거 필요
국세청, 11월 코인 과세 고시 예고
업계 “과세 유예·제도 정비 먼저”
내년 디지털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 사이에서 현물 대신 해외 무기한선물에 투자해 세금 부담을 줄이자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현물의 양도·대여 소득에는 세금이 붙지만 해외 코인 선물 수익은 과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탈과 과세 형평성 문제를 우려하며 제도 정비와 과세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외 거래소 선물 1배 매수법’이 공유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현물을 사는 대신 바이낸스·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소에서 무기한선물 매수 포지션을 잡고 레버리지를 1배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증거금 100만원으로 선물 100만원어치를 매수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10% 올랐을 때 비용을 제외하고 약 10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물 100만원어치를 보유했을 때와 비슷한 가격 변동 효과를 얻는 셈이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과세 대상은 디지털자산 현물을 사고팔거나 빌려줘 얻은 소득이다.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뺀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소득세법이 열거주의를 취하는 만큼 해외 무기한선물 수익은 과세 대상에 명시돼 있지 않다. 과세 당국도 법에 명시된 내용만 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선물 투자는 현물 보유와 다르다. 무기한선물은 포지션을 유지하는 동안 펀딩비를 내거나 받을 수 있어 실제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증거금이 유지 기준에 미달하면 강제 청산될 위험도 있다. 조윤성 타이거리서치 선임연구원은 “평상시에는 펀딩비 부담이 감당할만한 수준”이라 평가하면서도 “지난해 10월 11일처럼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에서는 비용 부담이 큰 데다가 청산 리스크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과세 공백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현물만 거래할 수 있어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투자자가 다양한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과세 시행 전 자산을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하는지 묻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과세 공백이 국내 투자자의 해외 이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현물만 거래할 수 있어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투자자가 주식, 원자재, 예측 상품 등 다양한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SNS에는 과세 시행 전 자산을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하는지 묻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한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세 시행도 전에 회피 방법이 공유되는 것 자체가 거래량 이탈 신호”라며 “과세가 시작되면 해외 거래소로 이용자가 빠져나가는 흐름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이거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거래대금 대비 해외 순유출 강도는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5%에서 올해 2분기 0.6%로 높아졌다. 조 연구원은 “선물 투자 방법이 확산하면 국내 투자자들이 자국 시장을 떠날 유인은 더 커진다”고 진단했다.
향후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해 해외 거래정보 확보가 확대되면 파생상품에도 과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자산 선물의 법적 성격과 과세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 국내 주식 소액주주의 매매차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상황에서 과세 형평성도 과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금융투자소득 과세 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주식과 코인을 하나의 틀에서 합리적으로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13일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 과세 고시를 “11월쯤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거론된 10월보다 일정이 늦춰지면서 연말 예산안·세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과세 유예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예은 기자
k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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