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지원기관 거래 성사 10년새 20배 증가

전국 승계지원센터서 매물 발굴부터 적극적

‘日 제도 벤치마킹’ 한국도 올해 지원 본격화

중소기업 사장님들의 고령화가 한국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성공’ 사례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일본의 중소기업 인수합병(M&A) 건수는 최근 10년 사이 20배 가까이 급증했고, 덕분에 중기 사장님들의 평균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전국 단위 사업승계 지원망과 중개기관 관리, 금융·세제 지원 등을 결합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중소기업 경제 포럼’에서 사에키 노리히코 일본 중소기업청 경영지원과장은 ‘경제변혁기의 중소기업정책’이라는 제목의 발표 자료에서 일본 중소기업 M&A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헤럴드경제가 확보한 이날 발표자료에는 정부의 기업 M&A 지원체계,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 등이 포함됐다.

사에키 과장은 발표자료에서 “M&A와 사업승계를 통해 경영자원을 성장 의욕이 높은 후계자에게 이전하고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법률과 세제, 지원기관, 보조금 등을 결합한 종합 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보다 먼저 ‘사장님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은 지난 2014년부터 중기 M&A를 통한 기업의 계속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덕분에 지난 2014년 260건이었던 민간 M&A 지원기관의 거래 성사 실적은 2024년 4940건으로 10년만에 약 1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공 사업승계 지원기관의 거래 성사 실적도 102건에서 2132건으로 약 21배 늘었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전국 단위 사업승계 지원망과 중개기관 관리, 금융·세제 지원 등을 결합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 기업승계 정책의 출발점은 후계자가 없는 기업을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다. 거래를 희망하는 기업이 M&A 플랫폼에 매물을 등록하기를 기다리는 방식만으로는 고령 경영자의 잠재적인 승계 수요를 충분히 발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은 전국 47개 도도부현에 ‘사업승계·인계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지역별 상담망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지역의 지원기관이 수행하는 구조다.

여기에 지역 금융기관과 상공회의소, 상공회 등은 중소기업 경영자와의 기존 관계를 활용해 사업승계 문제를 파악한다. 후계자가 있는지, 경영자가 언제 은퇴할 계획인지, 가족이나 임직원에게 사업을 물려줄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사업승계 진단’이 대표적인 수단이다.

승계 의사가 확인되면 센터는 경영자에게 친족승계, 임직원승계, 제3자 M&A 등 가능한 방식을 안내한다. 제3자 매각을 희망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인수 후보자 발굴과 매칭, 사업승계 계획 수립 등을 지원한다. 공공센터의 상담과 기본 지원은 원칙적으로 무료다. 전문적인 법률·회계 검토나 거래 중개가 필요한 경우에는 민간 전문가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국 역시 제도 도입 초기 일본의 기업승계 모델을 벤치 마킹했다. 국내의 한 기업승계 전문가는 “일본의 경우 지자체에 개별적으로 전담 인력들이 배치가 돼 촘촘하게 관리를 한다. 한국은 아직 정책 초입단계라 이를 비슷하게 따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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