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수사 판단·책임 커졌지만 인력·법률지원 과제
교육 확대 추진…잦은 순환보직에 전문성 축적 한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원의 4분의 1 이상이 부족한 노동감독관 조직이 검사의 수사지휘 없이 수사를 수행하게 됐다.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등을 수사하면서 압수·수색과 체포·구속의 필요성, 증거의 충분성 등을 판단해야 하는 책임이 커졌다. 교육 확대와 함께 수사전담인력 확보, 상시적인 법률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노동감독관은 정원 5131명에 현원 3725명으로, 1406명 부족했다. 정원의 27.4%가 결원인 셈이다. 변호사·노무사 자격을 가진 감독관은 17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2일부터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됐다. 노동감독관을 비롯한 특사경과 검사의 관계는 종전의 지휘·복종에서 상호협력과 지도·조언으로 바뀌었다. 검사가 개별 사건의 수사 방향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특사경이 원칙적으로 따르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특사경은 노동·식품·관세·금융 등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수사에 활용하기 위해 해당 분야 공무원 등에게 제한된 범위의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지난해 기준 지명 인원은 중앙행정기관 35개 1만4359명, 지방자치단체 17개 6060명 등 총 2만419명이다.
검사의 수사지휘는 그동안 특사경의 수사경험과 법률 전문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했다. 지난해 검사가 특사경에 내린 수사지휘는 4만6726건에 달했다. 주요 지휘 사항은 증거보완, 압수·수색과 체포·구속 등 강제수사, 고의성 유무 순이었다. 사건별 사실관계와 증거, 적용 법령을 종합해야 하는 판단들이다.
그러나 특사경의 수사경험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 2023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에서는 특사경의 약 80%가 수사경력 3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감독관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는 아니지만, 특사경 전반의 수사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순환보직과 행정업무 병행은 수사경험을 쌓는 데 제약으로 꼽힌다.
수사 책임이 커진 현장에서 우려되는 것은 법률 검토 부족과 수사 위축이다. 자체적인 검토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수사를 하면 위법수집증거나 기본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담당자가 위법 수사와 증거능력 배제에 대한 책임을 우려해 필요한 강제수사까지 주저할 수 있다는 게 입법조사처의 분석이다.
기존 수사지휘를 대신하는 검사의 지도·조언이 이러한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지도 쟁점이다. 지도·조언에는 종전 수사지휘와 같은 직접적인 구속력이 없다. 다만 특사경은 이를 존중해 수사에 반영해야 하며, 이행하지 않았다면 사건 송치 때 그 사유를 의견서에 적어야 한다. 검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특정한 경우에는 시정조치도 요구할 수 있다.
법률지원과 수사 관여의 경계도 명확히 해야 한다. 특사경에는 구체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 검사는 조언을 구체화할수록 사실상 수사지휘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입법조사처는 종전 수사지휘가 검사의 권한이자 업무였던 것과 달리, 새 체계에서 지도·조언을 적극적으로 제공할 유인이 충분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수사역량을 보완하기 위한 교육은 확대된다. 법무연수원은 특사경 교육 규모를 종전 연간 20회·1000명에서 75회·5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도 기존 2~3일 수준의 교육을 2~4주 실습형 교육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만으로 개별 사건의 법률적·증거적 판단까지 충분히 뒷받침하기는 어렵다.
노동·식품·관세·금융 등 분야마다 적용 법령과 범죄유형, 수사방법이 달라 일률적인 교육에도 한계가 있다. 담당자가 순환보직으로 자주 바뀌면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고 수사경험을 조직 안에 축적하기도 어렵다. 새 상호협력 규정의 입법예고안에 포함됐던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인사상 우대조치는 최종 규정에서 제외됐다.
상시적인 법률지원을 확보할 여건도 기관마다 다르다. 서울시는 가칭 ‘특사경심의위원회’와 법률심의 기능을 마련하고, 변호사 2명 채용과 외부 전문가 수사자문단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나 특사경 인력이 적은 기관은 자체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기 어렵다. 여러 지자체가 수사지휘 폐지를 앞두고 검사 파견과 전담검사 지정, 법률자문 확대 등을 요청한 배경이다.
노동부도 내부 통제장치를 마련했다. 노동감독관 수사규칙을 제정해 지방관서장 중심의 내부 지휘체계를 세우고 본부와 지방청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뒀다. 다만 법률 전문가는 심의위원회가 법률이 아닌 수사규칙에 근거하고 심의 결과에 구속력이 없다. 수사지휘 폐지가 노동 수사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혜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수사전담인력 확대와 전문직위 지정, 최소보직기간 설정 등을 통해 숙련된 인력이 지속적으로 수사업무를 맡도록 해야 한다”며 “자체 법률지원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소규모 기관에는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공동 지원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fact0514@heraldcorp.com
![[르포] 공장 들어서자 ‘밥 냄새’가 훅…쿠첸 ‘티타늄 밥솥’ 의 비밀[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6/news-p.v1.20260923.16e9b0f48f08469fa1014f2864f8e8fc_T1.jpg?type=h&h=240)
![장기금리와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이번엔 뒤집혔다 [지안루카 베니그노]](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4/news-p.v1.20261012.37af49395c5e42388798ef9d8de6e08b_T1.jpg?type=h&h=240)
![‘미국 망하지 않으면 안전?’ 美국채 투자 인기인데…원금 지키는 투자법이 있다 [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3/news-p.v1.20260904.5dadfb5404fb467f906a01b3a4ba1592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