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SK하닉 외인 순매도 90조 돌파…삼전 추월
차익실현·솔리다임 상장설·자사주 매입 종료 ‘삼중고’
28일 실적 발표 때 추가 주주환원책 공개 주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역대급 실적을 앞둔 SK하이닉스가 외국인 매도세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설, 자사주 매입 종료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연초 이후 90% 넘게 오른 주가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솔리다임 상장에 따른 지주사형 할인 우려가 불거졌고, 주가를 지지해 온 자사주 매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다. 외국인의 연초 이후 누적 순매도액은 최근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지난 2월 13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나타난 수급 역전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15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9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약 89조원 규모 삼성전자 순매도액을 앞지르는 규모다. 이처럼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것은 지난 7일부터다.
이달들어 두 종목 모두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SK하이닉스 매도세가 더 두드러졌다. 최근 7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를 1.5배 더 팔았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를 4조원 규모로 순매도 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6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 주가 낙폭은 SK하이닉스가 29%로 삼성전자 24% 대비 높다.
역대급 실적을 앞둔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는 배경에는 가파른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높아진 실적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연초 이후 주가가 90% 넘게 올라 삼성전자(70% 이상)보다 상승 폭이 컸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할인 확대가 메모리 업황 훼손보다는 한국 증시 고유 요인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는 28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를 바탕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추석 연휴 이후 외국인 수급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설이 지주사형 할인 우려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솔리다임 상장을 둘러싼 고민은 자금 조달과 기존 주주가치 사이의 딜레마로 이어진다. 상장을 추진하면 외부 자금을 확보해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지만, 자회사 가치가 별도로 평가되면서 모회사인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할인받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솔리다임 상장을 하지 않으면 자금 조달 여력이 축소되어 주주환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며 “구조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달 중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단기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주가 하단을 지지해 온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매수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시장은 오는 28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될 추가 주주환원책에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자사주 소각만으로는 밸류에이션 할인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소각은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일 뿐 멀티플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프리미엄 축소를 기대할 수 있는 변곡점은 10월 말 3분기 실적과 함께 나올 추가 환원책”이라고 분석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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