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적금 재신청 막은 두달의 장벽
‘해지 후 2개월 가입 제한’ 안내 미흡
“공고 보고 해지 준비해도 늦어” 지적
이달 해지하면 사실상 내년 기약
내년 갈아타기 허용 여부 미지수
절차에 가로막힌 청년 자산형성 기회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김모씨(32세)는 최근 청년미래적금 2차 갈아타기를 신청하려다 예상치 못한 문턱에 막혔다. 1차 신청 당시 미래적금 계좌까지 만들었지만, 기한 내 도약계좌를 해지하지 못해 전환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번에 다시 신청하려면 당시 개설만 한 채 납입이 중지된 미래적금 계좌부터 해지해야 하는데, 해지 후 2개월 동안 가입이 막힌다는 사실을 상담 과정에서 알게 된 것. 김씨는 “해지 후 최소 2개월간 재가입이 막힌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렸다면 준비했을 것”이라며 “어차피 납입도 못 하던 계좌를 해지하는데 왜 2개월이나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년도약계좌에서 청년미래적금으로 갈아타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가입자가 추가 전환 기회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차 때 개설한 미래적금 계좌를 해지한 뒤 2개월이 지나야 재신청할 수 있다는 사전 안내가 부족해 공고를 보고 준비에 나선 청년들이 정작 가입 기회를 놓친 것이다.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금융 상품인 만큼 안내 미흡으로 가입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사전 고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청년미래적금 2차 가입 신청 과정에서 상품 갈아타기를 위해 기존 계좌 해지와 재신청 요건을 묻는 상담 문의가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1차 갈아타기를 완료하지 못한 가입자들이 다시 신청에 나섰다가, 당시 개설한 미래적금 계좌가 남아 있어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으면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1차 때 개설한 미래적금 계좌가 남아 있어 재신청이 안 된다며 문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갈아타기는 미래적금 계좌를 먼저 개설한 뒤 기존 도약계좌를 특별중도해지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미래적금은 납입이 제한된 ‘0원 계좌’로 개설되며, 정해진 기한 안에 도약계좌를 해지해야 납입을 시작할 수 있다. 이 절차를 마치지 못하면 미래적금은 납입 중지 처리되고 기존 도약계좌도 그대로 남는다. 다시 갈아타려면 납입이 중지된 미래적금부터 해지해야 한다.
문제는 해지 직후 재신청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해지 후 2개월 동안 재가입을 막아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모집 공고를 보고 기존 미래적금 계좌를 정리해도 신청 기한을 맞출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이달 해지하면 12월 이후에야 재신청할 수 있지만 해당 시기에 추가 모집 일정이 없어 사실상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심지어 내년에 갈아타기를 다시 허용할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
특히 청년 가입자 사이에선 사전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서민금융진흥원 알림톡은 재신청에 대해서 “납입 중지 처리된 청년미래적금을 해지 후 재신청해야 한다”고만 안내했을 뿐, 해지 후 2개월간 가입이 제한된다는 설명은 담지 않았다.
갈아타기를 놓친 한 청년 가입자는 “해지 후 2개월이나 재신청이 제한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공고 전에 이 기간을 고려해 해지 시점을 미리 안내했다면 기회를 놓치는 청년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별 상품 안내도 제각각이다. 주요 시중은행 홈페이지의 청년미래적금 상품 안내를 살펴보면, 해지월을 기준으로 2개월간 재신청이 제한된다는 문구를 명시하지 않은 곳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우, 10여페이지로 구성된 상품설명서를 내려받아야 “2개월 후부터 가입신청 가능”이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다.
청년의 종잣돈 마련을 돕는 정책금융의 취지를 살리려면, 행정 절차나 안내 부족이 가입 기회를 가로막지 않도록 제도를 세심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서민금융진흥원이 정한 상품 운영 기준이라서 민원이 들어와도 은행이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며 “실제 납입이 이뤄지지 않은 계좌인데도 해재 시 2개월간 재신청을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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