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27~28일 뉴델리 개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하이브가 첫 해외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무대로 인도를 낙점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답은 인도 음악 시장의 구조에 있다. K-팝을 듣는 사람은 넘치지만 최정상급 그룹의 대형 공연은 열린 적이 없는 나라, 음원으로는 돈을 벌기 어려워도 공연 시장은 해마다 커지는 나라다. 여기에 1년 넘게 현지 걸그룹을 준비해 온 하이브의 사업 구상이 맞물렸다. 라인업도 이 공식에 맞닿아있다.
하이브인디아는 16일(현지시간) 내년 3월 27~28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위버스콘 페스티벌 인디아’(이하 위콘페 인디아)의 라인업을 발표했다.
한국과 인도 아티스트 15개 팀이 이틀간 무대를 채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엔하이픈·르세라핌·이현·범주와 캣츠아이 라라, 싱어송라이터 레아 라즈 등 하이브 쪽 아티스트가 7팀, 에릭남·화사·다영 등 다른 기획사 소속 K-팝 솔로 가수가 3팀, 인도 현지 뮤지션이 5팀이다. 티켓은 오는 30일부터 인도 예매 플랫폼 북마이쇼(BookMyShow)에서 단독으로 판매한다. 정확한 공연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팬은 넘치는데 무대는 없던 나라
1억7800만 명. 인도에서 음악 스트리밍을 듣는 사람의 수다. 이 가운데 돈을 내고 듣는 유료 구독자는 1440만 명, 8%에 그친다(EY·FICCI 조사). 듣는 사람은 많아도 음원으로 돈을 벌기는 어려운 시장이라는 뜻이다. 같은 조사에서 인도 음악 산업 매출은 2024년 530억 루피에서 지난해 590억 루피로 늘었지만, 전체 스트리밍 가운데 유료 재생은 3%에도 못 미쳤다.
공연은 사정이 다르다. 인도 예매 플랫폼 북마이쇼에 따르면 2024년 인도 319개 도시에서 열린 라이브 이벤트는 3만687건에 달했고,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소비는 한 해 전보다 18% 늘었다. 지난해 1월 콜드플레이의 아마다바드 공연에는 이틀 동안 22만2000여 명이 몰렸다. 음원 수익이 약한 대신 공연과 팬덤 소비가 빠르게 커지는 구조다.
정작 K-팝은 이 흐름에서 비켜나 있었다. 인도 K-팝 팬덤은 온라인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보였지만,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같은 최정상급 그룹이 인도에서 대형 공연을 연 적은 없다. 그간 인도를 찾은 K-팝 공연은 중소 기획사 그룹의 단독 공연이나 여러 팀이 함께 서는 소규모 축제가 대부분이었다. 올해 4월 시작된 BTS 월드투어 ‘아리랑’도 일정을 거듭 늘렸지만 인도는 끝내 명단에 오르지 못했고, 현지 팬들은 극장 생중계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하이브는 이 빈자리를 1년 넘게 공략해 왔다. 지난해 9월 뭄바이에 납입자본금 8억7000만 루피(약 125억 원)를 들여 인도 법인을 세웠다. 일본·미국·라틴아메리카·중국에 이은 다섯 번째 해외 거점이다. 12월에는 BTS 정국의 솔로 앨범 전시로 인도에서 첫 공식 행사를 열었고, 올해 3월에는 현지 걸그룹 오디션에 돌입했다. 첫 오디션에는 인도 전역은 물론 116개국 1650여 개 도시의 인도계 지원자가 몰렸고, 하이브는 오디션 도시를 23곳으로 넓혔다. 캐스팅에는 미국 걸그룹 캣츠아이를 탄생시킨 오디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전문가가 합류했다.
위콘페 인디아는 그 연장선에 있다. 오디션의 티켓팅 파트너였던 북마이쇼가 이번 예매를 맡은 것도 같은 흐름이다. 앞으로 데뷔할 인도 걸그룹이 설 무대, 팬덤 플랫폼 위버스가 현지에 뿌리내릴 거점을 미리 닦아 두는 셈이다. 이재상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개최 발표 당시 “위콘페 인디아는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의 새로운 장”이라며 “인도를 하이브 글로벌 성장의 핵심 시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라인업의 열쇠는 ‘인도와의 연결고리’
라인업을 들여다보면 인도와 이어진 끈이 곳곳에 놓여 있다. 르세라핌은 지난 6월 인도 펀자브 팝 스타 구루 란다와와 ‘붐팔라(BOOMPALA)’ 리믹스를 냈다. 한국어·영어·스페인어 가사에 란다와의 펀자브어 구절을 얹은 곡으로, 7월에는 미국과 인도에서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다. 이번 무대는 르세라핌이 인도 팬들과 처음 직접 마주하는 자리다.
캣츠아이는 완전체 대신 라라 혼자 무대에 오른다. 인도계 미국인인 라라는 빈디와 금 장신구로 타밀 혈통을 숨김없이 드러내 온 멤버다. 친언니 레아 라즈 역시 인도계 싱어송라이터로, 지난 9월 미국 리퍼블릭 레코드와 하이브 아메리카가 처음으로 함께 맺은 합작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하이브가 인도계 자매를 나란히 세운 데에는 인도 관객이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얼굴을 발견하게 하려는 계산이 읽힌다.
하이브의 간판인 BTS와 세븐틴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대신 월드투어와 해외 페스티벌로 경험을 쌓아 온 TXT·엔하이픈·르세라핌이 중심을 잡고, 발라드 가수 이현과 프로듀서 겸 가수 범주가 장르의 폭을 넓힌다. 이현과 범주는 이번이 첫 인도 무대다.
하이브 밖 아티스트도 눈에 띈다. 에릭남은 지난 16일 정규 4집 ‘Confessions of a Lonely Heart’를 냈다. 2023년 이후 3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수록곡 9곡 모두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우주소녀 다영은 지난해 9월 첫 솔로 싱글 타이틀곡 ‘body’로 음악방송 1위에 올랐고, 이 곡은 영국 음악지 NME가 꼽은 ‘2025년 베스트 K-팝 25곡’에 들었다. 여기에 ‘퍼포먼스 디바’ 화사가 가세한다.
인도 쪽 라인업은 영화음악 스타 대신 힙합과 인디로 무게가 쏠렸다. 간판은 래퍼 킹(King)이다. 그의 ‘Maan Meri Jaan’은 2023년 스포티파이 인도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이다. 신예 래퍼 레블(Reble), DJ 젤로(Zelo), 얼터너티브 팝 듀오 란지&클리퍼(RANJ&Clifr), 싱어송라이터 지니(Gini)가 뒤를 받친다. 발리우드 영화음악이 아닌 독립 음악을 즐기는 인도 젊은 층, 곧 K-팝 팬층과 가장 많이 겹치는 세대를 정조준한 구성이다.
숙제는 공연장과 ‘지갑’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인도 K-팝 공연업계에서는 나라 규모에 견줘 공연장이 턱없이 부족하고, 팬들의 평균 가처분소득이 일본·한국·동남아보다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대형 공연이 음향 설비가 부족한 크리켓 경기장에 기대야 하는 현실도 걸림돌이다. 위콘페 인디아의 공연장과 티켓 가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흥행과 수익성은 예매가 시작돼야 가늠할 수 있다.
위콘페 인디아는 결국 하이브의 현지화 모델이 인도에서 통할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다. 하이브인디아 관계자는 “양국의 음악이 교류하고 팬들의 열기가 한데 어울려 전에 없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도록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매년 국내에서 열려 온 위버스콘 페스티벌은 이번 인도 행사와 별개로 계속 열린다.
shee@heraldcorp.com
![“샌디스크도 아니었다”…S&P500 상승률 1위, 7배 뛴 이 종목[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5/news-p.v1.20251010.236fb20db3324e3bbd6f1dba7ec63bff_T1.jpg?type=h&h=240)
![[르포] 공장 들어서자 ‘밥 냄새’가 훅…쿠첸 ‘티타늄 밥솥’ 의 비밀[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6/news-p.v1.20260923.16e9b0f48f08469fa1014f2864f8e8fc_T1.jpg?type=h&h=240)
![장기금리와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이번엔 뒤집혔다 [지안루카 베니그노]](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14/news-p.v1.20261012.37af49395c5e42388798ef9d8de6e08b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