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보고서 통해
“투자 부담 줄이고 중장기 실적에 기여”
기존 주주가치 훼손될 것이란 비판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떨어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여부를 두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자회사가 따로 상장하면 모회사인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기존 주주들이 손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반면, 상장을 통해 외부 자금을 끌어오면 오히려 SK하이닉스의 장기적인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도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 산하 금융시장 리서치조직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마사히로 와카스기 선임 산업 애널리스트는 최근 솔리다임 상장이 SK하이닉스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중장기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솔리다임이 외부 자본을 조달하면 eSSD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에 투입할 자금을 HBM 등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솔리다임이 신주 발행을 통해 지분 약 10%를 외부 투자자에게 배정하더라도 SK하이닉스는 약 90%의 지분을 유지할 수 있고, 지분율 하락에 따른 실적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BI는 분석했다.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 전체 순이익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외부 투자자 지분율이 10%일 때 SK하이닉스의 주당순이익(EPS)은 약 1%, 15%일 때는 약 1.5% 감소한다는 계산이다.
향후 외부 투자자 지분율이 20∼30%까지 확대되더라도 EPS 감소 폭은 약 2∼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BI도 상장에 따른 투자 효과와 별개로 다층적인 지배구조가 기업가치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SK㈜는 SK스퀘어 지분 32.14%를,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5%를 보유하고 있다.
BI는 지난 6일 기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42%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자회사 가치가 모회사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일 솔리다임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전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 UBS도 주관사단에 합류했으며, IPO를 통한 공모 규모는 약 100억∼150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상장 계획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입장문에서 자체 자금으로 모든 투자를 충당하는 것이 반드시 최적의 선택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하면서도,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으며 주주 이익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솔리다임 상장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를 통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기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놓고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BI는 외부 자본 유치가 SK하이닉스의 투자 부담을 덜고 중장기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반대 측에서는 자체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한 만큼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SK하이닉스가 상장을 공식 추진할 경우 신주 발행과 구주매출 비중, 상장 이후 지분율, 자금 조달의 활용 방식 등이 실제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서 지난 8월 “솔리다임 분할 상장은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불리한 이슈”라며 “솔리다임이 별도 상장하면 기존에는 SK하이닉스에 연결돼 있던 사업의 가치가 별도의 상장기업에서 평가받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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