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등학교 입학 앞둔 딸 편지, 영정 사진과 함께 놓여
“아빤 절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 알아요…꼭 다시 만나요”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경기 부천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어린 딸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가 공개됐다.
18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연수갑)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김 소방위의 딸이 쓴 편지를 올렸다.
김 소방위 딸은 “보고 싶은 아빠께”로 시작한 짧은 편지에서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우린 지금 장례식장이에요”라고 썼다.
이어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라며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라고 했다.
끝으로는 “사랑해요. 보고 싶은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었다. 편지글 옆에는 ‘출동’이라는 문구와 함께 소방차 그림이 채워졌다.
송 의원은 조문 후 SNS를 통해 “영정사진과 앞에 놓인 6살 딸이 아빠에게 쓴 편지를 보니 눈물이 핑 돈다”며 “소방관의 출근 인사가 마지막 인사가 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본다”고 밝혔다.
유족들에 따르면 11년 차 베테랑 소방관인 김 소방위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화재 발생 당일 오전 9시 퇴근을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전 8시38분 들려온 화재 소식에 그는 망설임 없이 소방차에 올랐다. 퇴근 시간을 불과 20여 분 남겨둔 시점이었다.
선착대로 도착한 김 소방위 등 4명은 곧장 건물 3층으로 진입해 진압에 나섰으나,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그를 포함한 2명이 내부에 고립됐다.
함께 진입했던 동료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그보다 5m가량 더 깊숙한 곳에서 27분 지난 뒤에야 발견됐다.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결혼 8년차인 김 소방위는 조만간 경기도의 아파트로 이사해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 아내와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8시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불이 나 2시간 28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김 소방위가 숨지고,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또 다른 소방관 4명은 열탈진 증상, 공장 관계자 2명은 연기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는 등 모두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기도는 김 소방위의 장례를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한다. 빈소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정부는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기리고 예우를 다하기 위해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1계급 특진했으며,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하기로 했다. 국립현충원 안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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