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룹사운드 트리퍼스의 트럼펫 연주자였던 송순기 전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회장(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전 이사장)이 별세했다. 향년 79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에 따르면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병대 군악대에서 트럼펫을 불며 음악을 시작, 1970~80년대 8인조 그룹사운드 ‘트리퍼스’(Trippers)의 트럼펫 연주자로 이름을 알렸다.
트리퍼스는 보컬 김훈이 이끈 밴드로, 트럼펫·색소폰 같은 관악기 소리를 앞세운 ‘브라스 록’으로 1970년대 클럽 무대를 누볐다. 고인은 1975년 이 팀(김훈과 나그네들)에 합류해 1980년대 초까지 ‘나를 두고 아리랑’, ‘모래탑’ 등의 연주에 참여했다. 대표곡 ‘정 주고 내가 우네’의 첫머리를 여는 트럼펫 선율이 그의 연주다.
이후 MBC TV 관현악단에서 활동했고, 서울스튜디오 레코딩악단 총무를 지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송순기 악단’을 꾸려 남진, 송대관, 주현미, 조항조, 김용임 등 이름난 가수들의 공연 반주를 도맡았다. 무대 규모에 따라 12명에서 20명까지 연주자가 함께했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 음악 작업에도 참여했다.
고인이 오래 매달린 일은 연주자의 권리를 찾는 것이었다. 2005년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 회장을 맡았고, 2008년 음악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음실련 회장에 올랐다.
당시 음반에는 가수와 작사·작곡가 이름은 실려도 실제로 연주한 사람의 이름은 빠지는 일이 잦았다. 누가 연주했는지 알 수 없으니 연주자에게 돌아가야 할 보상금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미분배금으로 쌓였다. 음실련 관계자는 “고인이 회장에 취임한 뒤 작사·작곡가 등에게 일일이 확인해 실제 연주자를 찾아내고, 미분배 저작권료를 해당 실연자에게 돌려주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음악실연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찾아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노래하고 연주한 사람이 갖는 권리인 ‘저작인접권’을 넓히고 보상금 제도를 손보는 데도 힘을 보탰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이사장도 지냈다. 이 같은 공로로 2009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음실련은 “고인은 오랜 기간 음악실연자의 권익 향상과 국내 저작권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해왔다”며 “고인의 뜻과 업적을 기억하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빈소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19일 오전 9시,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을 거쳐 국립서울현충원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김정희씨와 딸 송소영·송주영씨, 아들 송형선씨, 사위 최은혁·김현철씨, 며느리 홍예나씨가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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