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수용자가 위안부 역사 설명하자 폭행

폭행 혐의는 경찰서 불송치 무혐의 결정돼

법원에 부당하다 주장하며 불복 소송 제기

법원 “징벌 처분과 형사 사건은 다른 원리”

Gemin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이미지와 기사는 직접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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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교도소에서 TV를 보던 중 “위안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가 동료 수용자에게 지적당하자 폭행한 여성에게 금치 25일 징벌 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행정2부(부장 주경태)는 수용자 A씨가 교도소장을 상대로 “금치 25일 징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달 A씨 패소 판결했다.

현재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A씨는 지난해 10월, 금치 25일 징벌 처분을 받았다. 금치는 교도소에 수용중인 이가 규율을 어겼을 때 부과되는 가장 무거운 징벌로 독방에 격리 수용된다. 외부 교류도 제한된다.

A씨는 지난해 9월, 동료 수용자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는 TV를 보던 중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뉴스가 나오자 “나는 위반부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힘 없는 나라의 아픔이자 치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동료 수용자가 “언니, 그런 말 하면 안 된다”며 위안부 역사를 설명하자 A씨는 격분했다.

A씨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피해자가 자신을 가르친다는 생각에 화가 나 “내가 그걸 알아야 되냐”며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싫다”고 소리치며 피해자를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자신에 대한 징벌 처분이 부당하다며 올해 1월 법원에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수용거실에 있던 9명 중 누구도 폭행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발생 이후 13일이 지난 후에야 피해자가 신고를 했으므로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자신을 폭행·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도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무혐의 처분이 나온 것과 교도소장의 징벌 처분엔 서로 다른 증명 정도·원리가 적용된다며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과도한 징벌 처분도 아니라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해 당시 말과 행동, 느낀 감정의 변화 등에 대해 진술했다”며 “이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모순되는 부분도 발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동료수용자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도 피해자의 진술과 대체로 일치한다”며 “피해자는 13일이 지난 뒤 신고한 것에 대해 ‘추석연휴 기간이라 신고를 접수하기 어려웠고, A씨가 다른 방으로 옮기고 난 뒤 신고할 수 있었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다른 수용자가 서로 다른 생활관에서 지내고 있어 서로 말을 맞출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피해자 등이 A씨를 무고할 뚜렷한 동기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의 폭행 혐의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법원은 “교도소장의 징벌 처분과 형사 사건은 지도 이념과 증명 책임, 증명의 정도에 대해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수사기관이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해서 이러한 사정만으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징벌 처분의 수위도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교정시설은 다수의 수용자가 함께 생활하는 곳이므로 동료 수용자를 폭행한 행위는 중대한 규율 위반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A씨가 조사 과정에서 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태도가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A씨가 받게 되는 불이익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과도한 징벌 처분으로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 판결은 지난달 29일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가 불복하지 않았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