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가장 먼저 이석증을 의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사람이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가장 먼저 이석증을 의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어지럼증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갑자기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드는 경우, 걸을 때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험을 하는 경우, 머리가 멍하면서 중심을 잡기 어려운 경우 등 발생 양상도 다양하다. 많은 사람이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가장 먼저 이석증을 의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은 귀 안쪽의 전정기관 이상뿐 아니라 뇌혈관질환, 자율신경계 이상, 심리적 요인 등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상황과 지속시간,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어지럼증 원인 중 하나인 이석증의 정식 명칭은 양성 돌발성 체위현훈이다. 귀 안쪽 전정기관에 존재하는 이석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주로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누운 상태에서 몸을 돌릴 때, 고개를 위로 젖힐 때 갑작스러운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전형적인 이석증은 특정 자세에서 수초에서 1분 이내의 짧은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특징을 보인다. 다만 이석이 위치한 반고리관과 움직임에 따라 증상의 양상 및 지속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세밀한 진찰이 필요하다.

이석증 진단에서 중요한 단서 중 하나로 안진을 꼽을 수 있다. 안진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눈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으로 어지럼증 원인을 구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과에서는 체위검사 등을 통해 안진의 방향과 지속시간, 발생 양상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석증의 유형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이석증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이석치환술이다. 머리와 몸의 위치를 순차적으로 변화시켜 반고리관 안으로 이동한 이석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치료법이다. 흔히 알려진 에플리 수기가 대표적이지만 모든 이석증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석증이 발생한 위치와 이석의 움직임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 없이 인터넷 영상 등을 참고해 임의로 자세 교정 운동을 반복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치료 이후에도 어지럼증이 지속된다면 잔여 증상인지, 다른 전정질환이 동반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어지럼증을 진료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로 뇌졸중을 언급할 수 있다. 특히 소뇌나 뇌간에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어지럼증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뚜렷한 마비나 언어장애 없이 심한 어지럼증과 보행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석증은 특정 머리 움직임에 의해 짧은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반면,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은 갑자기 발생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러한 특징만으로 두 질환을 완전히 구별할 수는 없다. 특히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혼자 서거나 걷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이 밖에도 전정편두통, 전정신경염, 지속성 자세-지각 어지럼 등 다양한 신경계 및 전정계 질환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어지럼증은 원인 질환에 따라 증상과 치료 방법이 달라지므로 증상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일신경과내과의원 김민구 원장(신경과 전문의)
경일신경과내과의원 김민구 원장(신경과 전문의)

경일신경과내과의원 김민구 원장(신경과 전문의)은 “어지럼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인 질환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것”이라며 “같은 어지럼증이라도 발생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세밀한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 안진검사 등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