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다섯 번의 봄으로 증명했고, 세 번의 봄을 더 얻었다. 작곡가 진은숙(65)이 2029년까지 통영국제음악제(TIMF)를 이끈다.
통영국제음악재단는 진은숙 예술감독과 재위촉 계약을 맺고 임기를 2029년 12월까지 3년 연장했다고 19일 밝혔다. 2022년 5년 임기로 취임한 진은숙 예술감독의 재임 기간은 8년으로 늘어난다.
진 예술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계속 맡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세계 다른 기관에서 예술감독 및 상주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통영국제음악제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 예술감독 취임 이후 통영국제음악제는 비약적 성취를 거뒀다. 특히 올해 3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깊이를 마주하다(Face the Depth)’를 주제로 열린 2026 통영국제음악제는 26회의 공식 공연에 1만5500여 명을 불러 모았다. 지난해보다 5%가량 늘어난 수치로, 좌석 점유율은 82%였다. 재단에 따르면 진은숙 예술감독 취임 이후 관객은 해마다 늘었다. 개막 공연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은 예매가 열리자마자 매진됐다.
무대의 폭도 넓혔다. 영국 작곡가 조지 벤저민 경이 상주 작곡가로,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와 카운터테너 야쿠프 유제프 오를린스키가 상주 연주자로 섰다. 고음악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의 바로크 무대부터 왕기석 명창의 ‘수궁가’, 재즈 피아니스트 미하엘 볼니의 공연까지 이어졌다. 한 해 한 작곡가를 깊이 들여다보는 상주 작곡가 자리에는 2024년 헝가리의 페테르 외트뵈시, 2025년 덴마크의 한스 아브라함센이 앉았다.
다음 세대 육성에도 앞장 섰다. 2005년 윤이상 타계 10주기에 앙상블 모데른과 함께 시작한 TIMF아카데미에선 2022년 85명의 작곡가가 지원해 29명이 진은숙 예술감독과 스위스 작곡가 미카엘 자렐에게 지도를 받았다.
통영국제음악제는 1999년 ‘윤이상 음악의 밤’과 2000년 출범한 ‘통영현대음악제’를 모태로 2002년 국제 축제로 다시 출발했다. 통영은 2015년 국내 첫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가 됐다.
올해는 진은숙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월엔 스페인 BBVA 재단의 지식 프런티어상 음악·오페라 부문 수상자로 한국인 처음 이름을 올렸다. 상금은 40만 유로(당시 환율 약 6억8000만원)다. 심사위원회는 소리를 정교하게 다뤄 환영과 변신의 놀이로 바꿔내는 솜씨를 높이 평가했다. 6월엔 제14회 대원음악상 대상을 받았고, 5월엔 체코 ‘프라하의 봄’ 축제의 첫 한국인 상주 작곡가로 무대에 섰다.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난 진은숙은 1985년 독일로 건너가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했고, 1988년부터 베를린에 살고 있다. 통영에서 자란 윤이상이 생의 후반을 보낸 도시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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