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천·우수’ 2단계 등급제 도입…현지 심사·3년마다 갱신
글로벌 한식당 지도 구축·국산 식재료 공급·전문인력 연계 지원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해외에서 정부가 품질을 인정하는 한식당이 앞으로 5년간 1000곳까지 늘어난다. 기존 고급 한식당 중심의 지정 대상을 대중적인 한식당으로 넓히고, 위생·서비스 수준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방식이다. 해외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한식당을 늘리는 동시에 국산 식재료 수출과 한식 전문인력의 해외 진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 한식당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세계적으로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음식점마다 조리 전문성과 서비스 수준에 차이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해외 소비자의 한식 인지도는 2023년 60.0%에서 2024년 65.7%, 지난해 68.6%로 상승했다. 비빔밥과 불고기뿐 아니라 치킨, 떡볶이, 김밥 등 일상적인 한식 메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식에 대한 이해나 조리 전문성이 부족한 음식점까지 한식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음식의 품질과 서비스 수준에 편차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한식당의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추도록 관리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가장 큰 변화는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제’ 개편이다. 지금까지는 고급 한식당을 중심으로 우수 업소를 지정했지만 앞으로는 대중적인 한식당까지 대상을 확대한다.
등급도 ‘추천’과 ‘우수’로 나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와 위생 요건을 충족하면 추천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우수 등급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위생과 함께 국산 식재료 활용 등 추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심사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국내 셰프와 교수 등 전문가를 해외 현지에 파견해 심사했지만 앞으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해외지사 등 현지 기관을 활용한다. 한식 메뉴 비중과 조리 전문성 등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도 강화한다.
지정 이후 관리도 엄격해진다. 유효기간을 3년으로 정하고 갱신제를 도입한다. 매년 영업상태와 위생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확인해 지정기준에 미달하거나 중대한 위반 사항이 발생하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한식당 종사자를 위한 교육체계도 마련한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조리 매뉴얼과 교육영상을 다국어로 제공하는 ‘한식 디지털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모바일 기반 ‘글로벌 한식당 아카데미’에서는 조리·위생·식재료 관리 등을 10~20분 분량의 짧은 영상으로 교육한다. 교육 이수실적은 한식당 지정과 갱신, 등급 상향 평가에 반영한다.
미국 요리학교 CIA와 이탈리아 알마 등 해외 전문 교육기관과 협력해 한식 교육과정도 확대한다. 현지 조리인력의 전문성을 높여 한식의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소비자가 지정 한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글로벌 한식당 맵’도 구축한다. 국가와 도시별로 지정 한식당의 위치와 등급, 대표 메뉴, 사진 등을 제공하고 현지 지도·예약서비스와 연계할 계획이다. 여러 한식당이 참여하는 ‘코리안 레스토랑 위크’ 등 공동 판촉행사도 추진한다.
해외 한식당을 국산 식재료의 안정적인 수요처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 22개국에 31개가 운영되는 해외 한식당 협의체를 통해 국산 식재료 공동구매 수요를 발굴하고 국내 식품 수출기업과 현지 수입·유통업체를 연결한다. 국가별 수입 가능한 국산 식재료와 공급업체, 납품 가능지역 등 조달정보도 제공한다.
한식 전문인력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수라학교’ 운영을 본격화하고 해외 한식당의 조리인력 채용 수요와 교육생·수료자를 연결할 계획이다. 지정 한식당을 해외 현장실습과 인턴십 협력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K-푸드의 세계적인 인기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외 한식당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지정제 개편과 맞춤형 지원을 통해 세계인이 믿고 찾는 한식당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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