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발 전력망 투자, ‘배전기기’ 주문 시작

선두 LS일렉·후발 HD현대일렉 1000억대 수주 잇따라

효성重도 미국서 배전 설루션 소개

LS 일렉트릭의 UL인증 데이터센터향 배전 설루션. [LS일렉트릭 제공]
LS 일렉트릭의 UL인증 데이터센터향 배전 설루션. [LS일렉트릭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향 전력기기 수주전이 전력기기에서 ‘배전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배전 시장을 조기 선점한 LS일렉트릭에 이어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도 후발 주자로 참전하면서 국내 업체들 간 수주 경쟁이 새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S일렉트릭은 미국 빅테크 기업과 2027년부터 2년간 AIDC용 배전 설루션을 공급하는 168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제품은 38키로볼트(㎸)급 고압 배전반으로, 데이터센터 내 고압 전력을 각 설비에 분배하고 이상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LS일렉트릭은 이에 이어 저압 배전반과 배전급 변압기, 링메인유닛(RMU) 등 배전기기 설비 추가 공급도 논의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글로벌 전력 기업 블룸에너지와 1835억원 규모 수배전반 및 배전용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포함, LS일렉트릭이 블룸에너지와 맺은 수주 총액은 작년 첫 계약 이후 5억달러를 넘어섰다.

LS일렉트릭은 2010년대 일찍이 배전기기에 대한 미국 공식 안전 인증, UL인증을 획득한 선두 주자다. 지난 2022년에는 미국 소재 배전반 업체인 MCM 엔지니어링II을 인수해 현지 생산 역량도 확보했다.

HD현대일렉트릭 배전캠퍼스 내 배전용 차단기 생산 라인. [HD현대일렉트릭 제공]
HD현대일렉트릭 배전캠퍼스 내 배전용 차단기 생산 라인. [HD현대일렉트릭 제공]

비교적 뒤늦게 미국 배전기기 시장에 진출한 HD현대일렉트릭도 올해 들어 굵직한 실적을 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지난해 10월 배전기기 4종에 대한 UL인증을 획득한 후, 전력·배전기기를 묶어 ‘패키지’ 공급하는 방식의 수주를 해오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지난 7월 체결한 1조1212억원 규모 공급 계약이 대표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해당 기업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에 맞춰 전력기기 5673억원, 배전기기 5539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AIDC 전력 설비 수주는 올해 들어 배전기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분위기다. 전력기기와 배전기기는 각각 전력망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설비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전력기기가 변전소로 옮기면, 배전기기는 이를 최종 수요처인 가정이나 공장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망을 구축할 때는 통상적으로 전력기기 수주가 먼저 이뤄진 후, 배전기 수주가 뒤따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단일 제품당 가격은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기기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시장 자체는 배전기기가 더 크다. 전력회사에만 있으면 되는 전력기기와 달리 배전기기는 모든 전력 수요처가 필요로 해 고객 자체가 많은 데다 제품군도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 규모는 올해 1768억달러에서 10년 뒤 2901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효성중공업 창원1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제공]
효성중공업 창원1공장 전경. [효성중공업 제공]

초고압변압기와 초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중심으로 수출해 온 효성중공업도 배전기기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5월 참여한 미국 송·배전 전시회 ‘IEEE PES T&D 2026’에서 초고압차단기를 비롯, 데이터센터 효율을 개선하는 배전기기의 일종인 반도체 기반 변압기(SST) 모델을 소개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배전용 유압변압기 점유율 1위 업체인 지위를 기반으로 미국 등 해외 시장 수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배전기기 관련 대규모 증설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2030년까지 배전기기 생산 거점인 텍사스주 배스트럽 캠퍼스에 2억4000만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부산 공장에선 초고압변압기를, 미국에선 배전기기를 각각 주력으로 생산하는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1161억원을 투입, 청주에 배전기기 전용 캠퍼스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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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