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인 연구진 ‘CMM-MP’ 논문 발표
CXL·이더넷 결합으로 ‘메모리 월’ 극복
여러 서버 메모리 하나로 연결해 공유
최대 256TB 확장…접근 지연시간 개선
최근 美 OCP서 AMD와 CXL 협업 공개도
<편집자주>
‘칩칩팹팹(Chip Chip Fab Fab)’은 AI 시대를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을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연재입니다. AI 혁명의 핵심인 ‘칩(Chip)’과 이를 만드는 ‘팹(Fab)’을 잇는 이름으로,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처럼 반도체 산업의 쉼 없는 진보를 담은 표현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기술은 쉽게, 뉴스 이면의 이야기와 산업의 흐름은 깊이 있게 전하며, AI 시대를 이끄는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독자들과 함께 읽어갑니다.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 미국법인 연구진이 여러 메모리 장치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서버 메모리 용량을 수백TB(테라바이트)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인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에 네트워크 통신 기술인 이더넷을 결합했다.
인공지능(AI)이 추론 시대에 접어들면서 ‘메모리 월(Memory Wall)’ 극복이 반도체 업계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XL과 이더넷 기술을 묶어 여러 대의 서버로 더욱 효율적인 메모리 활용을 꾀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메모리설루션랩 소속 연구진은 최근 ‘CMM-MP(CXL Memory Module-Memory Pooling): CXL과 이더넷을 활용한 새로운 메모리 풀링 아키텍처’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CMM-MP는 여러 서버에 설치된 메모리를 통합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전용 메모리 장치다. 에이전트 AI 확산으로 데이터 이동 병목이 심화되면서 CXL 기술이 새로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메모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대역폭과 용량을 키운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CXL에 이더넷의 확장성을 더했다. 이더넷은 컴퓨터와 서버를 연결해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하는 통신 기술이다. CXL이 서버 내 메모리 확장을 지원한다면 이더넷이 다른 서버의 메모리까지 연결한다.
기존 CXL 기술에도 전용 스위치를 활용해 여러 메모리 장치를 묶고 여러 서버가 메모리를 공용 저수지처럼 나눠 쓰는 방식이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방식이 확장성이 제한적이고 비용이 높다고 지적한다. 물리적 연결 범위에도 한계가 있다.
CMM-MP를 활용하면 데이터센터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이더넷을 통해 제약을 줄인다. 이를 통해 여러 CMM-MP 장치의 D램을 하나의 대용량 메모리처럼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CMM-MP는 데이터가 어느 장치에 있는지 찾거나 통신 과정에서 누락된 데이터를 다시 보내는 일도 맡아 서버의 CPU 부담도 덜 수 있다.
설계상 메모리 풀(Pool) 용량은 최대 256T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시제품 평가에서도 개선된 성능을 확인했다. 인텔 제온 프로세서 기반 서버 2대와 CMM-MP 장비 6개를 연결해 288GB 규모 메모리 풀을 구성했다. 각 장치는 200Gbps(초당 기가비트)급 이더넷 스위치를 통해 연결됐다.
실험 결과 이더넷 스위치를 거쳐 다른 장치의 메모리에 접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7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로 측정됐다. 데이터 읽기 처리량은 최대 23.1GB/s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기존 RDMA(원격 직접 메모리 접근) 기반 방식과 비교해 메모리 접근 지연시간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에이전트 AI 확산으로 인해 추론 과정에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늘어남에 따라 CXL을 새로운 설루션으로 개발하고 있다. CMM-MP 역시 미래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해 선제적으로 준비 중인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2026 OCP 글로벌 서밋에서 AMD와 함께 CXL 기반 메모리 확장 설루션을 공동으로 시연하기도 했다. CMM-D(CXL 기반 D램 메모리 모듈) 기반 메모리 풀링 기술을 통해 여러 시스템에서 메모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AI 환경에서 필요한 메모리 용량을 유연하게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다만 CXL을 비롯 CMM-MP가 실제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CPU와 GPU 등 모든 AI 데이터센터 생태계가 공동으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고도화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CMM-MP의 메모리 자원 관리 방식을 더욱 발전시켜 메모리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누고 사용 상황에 따라 배정하는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다. 차세대 통신 규격을 지원해 CPU·GPU 등 연산장치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jeong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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