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 삼전닉스에 집중
지분율 하락폭, 코스피 1.6배 수준
AI부채 불안 대만도 외인 매도 확산
중소형주·가치·배당주로 분산 주목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를 이끄는 두 대형 반도체주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두 종목의 외국인 지분율 하락 폭도 코스피 전체의 1.6~1.8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7000선에서 5500 안팎까지 밀려나는 하락장을 주도하는 건 외국인 매도세다. 인공지능(AI) 기업의 부채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만을 비롯해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신흥시장에 투자를 축소하는 글로벌 투자심리가 코스피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프랑스 소요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 속에 개장한 국내 증시도 외인의 매도세가 장초반 증시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34.44포인트(0.60%) 내린 5733.57로 개장한 뒤 외인과 기관 매도세가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오전 10시 기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80억원, 3440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2%대, SK하이닉스는 5%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코스피가 7000포인트를 재탈환 한 뒤 최근 5500포인트 안팎까지 밀리는 동안에도 외인은 1조7000억원대 순매도를 지속했다. 연초 이후 최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08조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외국인 지분율도 크게 줄었다. 특히 두 반도체 대형주에 외국인 지분율 축소가 집중됐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19일 기준)이 연중 고점 대비 3.54%포인트 낮아진 사이 삼성전자는 6.41%포인트, SK하이닉스는 5.82%포인트 하락했다. 전체적으로 고점 대비 외국인 비중이 줄었지만 특히 반도체 대형주에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9일 최저치(45.99%)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과 비슷한 수준이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8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상승, 올해 초 52.4%까지 올랐지만 현재 고점 대비 6%포인트 넘게 하락한 상태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초 54.64%(2월 25일)를 기록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현재 48.82%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오를 때에도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해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와 외국인 보유 주식 수가 상관계수 약 +90%였을 정도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며 “올들어 두 지표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역의 관계가 발생했고 SK하이닉스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만도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다. 올해 대만 가권지수는 60%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지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의 3배를 웃돌고있 다. 지난 15일엔 일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집계 이래 최대 규모(3026억대만달러)까지 기록했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만을 보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외국인 순매도는 확대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대만 시장과 TSMC에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집중도가 높은 한국 및 대만에서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19일(현지시각) 마크 하비브 S&P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주요 AI 기업에 대해 “우리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채가 더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기대했던 투자 수익이 실현되지 않거나 AI 기업 간 경쟁이 격화할 경우 재무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형주에 집중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이어지면서 투자 전략 측면에선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투자 심리가 코스닥 중소형주 및 가치·배당주 등으로 분산될 가능성에 주목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엔 코스닥 내 여러 종목이 순환하며 상승하는 종목 장세가 나타날 수 있고, 하반기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장기간 소외됐던 헬스케어 업종이 주목받을 수 있다”며 “금리의 상하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영향을 덜 받는 주식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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