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최대 행사 ‘리더스포럼’
선거 과열 우려…주요 후보들 불참
親김기문 vs 反김기문 선거 구도 속
선거일정 조정·결선투표 영향 관건
업계선 “규모 있는 업체 대표가 적임”
중소기업계의 대표 단체인 중기중앙회의 연중 최대 행사인 ‘제주포럼’이 20일 막이 올랐다. 올해는 내년 2월 중기중앙회장 선거까지 겹쳐 뜨거운 행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중기중앙회는 ‘선거과열’ 우려 때문에 주요 후보들에겐 포럼 불참을 요청했고, 주요 인사들 모두 이에 동의 한 것으로 알려진다. 선거일정이 당겨진 것이 누구에게 유리할지도 변수로 거론된다. 후보가 다수인만큼 결선 표 결집력도 막판 최종 관전포인트다.
중기중앙회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간 제주 롯데호텔에서 ‘2026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는 업종별·지역별 중소기업 대표 400여명이 참석한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중소기업과 함께, AI 3대 강국으로’다. AI 기술 확산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중소기업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중소기업계의 역할을 논의한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후보들은 중기중앙회 전현직 부회장들로 압축된다. 구체적으로는(가나다순) ▷강동한 부회장(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장선 부회장(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심승일 부회장(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이재광 부회장(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민형 중부흄관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다.
관심은 ‘김심(김기문 복심)’의 영향력이 실제 선거에서 어느 정도까지 발휘되느냐다.
강동한 부회장은 김기문 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로, 차기 회장 선거에서 ‘김심(김기문 복심)’을 상징하는 유력 후보로 꼽힌다. 지난 9월에는 후보군 가운데 유일하게 김 회장의 공식 일정에 동행해 조정식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최근 지역 언론을 통해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서의 성장 과정이 부각되는 등 대외 행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쌓아온 업계 기반에 현 집행부와의 관계까지 더해졌다. 김 회장의 지지세가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가 이번 선거의 핵심 관전 요소다.
반면 심승일 부회장은 ‘반김계’ 유력 후보로 꼽힌다. 산업용 가스업계에서 30여 년간 활동했으며,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 회장을 4연임했다. 연합회장협의회장과 인천지역회장을 거쳤으며, ‘경청과 화합’을 강조하는 소통형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현 김기문 회장 체제에 비판적인 인사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중앙회 운영 방식에 변화를 요구하는 조합장들의 표심이 얼마나 결집하느냐가 심 부회장의 경쟁력을 가를 변수다.
이재광 부회장 역시 ‘반김계’로 분류되는데, 특이한 점은 이번이 세 번째 중앙회장 도전이라는 것이다. 2015년 선거에서 결선투표에 진출했고, 2019년에는 3위를 기록했다. 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5연임 중이며, 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으로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등 노동현안을 다루고 있다. 두 차례 선거를 치르며 구축한 조합장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다만 반김계 후보로 함께 분류되는 심 부회장과 지지 기반이 겹칠 가능성이 있다.
박장선 부회장은 인쇄조합 초선 이사장으로, 중앙회 문화콘텐츠진흥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조합 이사장 경력은 첫 임기지만 기업 경영 성과에서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운영하는 투데이아트는 K팝 음반과 굿즈 인쇄 분야에서 성장한 기업으로, 파주 제2공장을 확보하고 첨단 인쇄설비를 확충하는 등 생산능력을 확대해 왔다. 전통 인쇄업의 침체 속에서도 K팝 관련 인쇄물과 문화상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경영 경험도 있다. 올해 9월에는 한국항공대학교에 발전기금 10억원을 추가 약정, 누적 기부 약정액이 20억원에 이르렀다.
이민형 이사장은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박성택 제25대 중기중앙회장 재임 당시 중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아스콘업계에서 쌓은 협동조합 활동 경력과 과거 중앙회 집행부 경험을 갖춘 후보로 꼽힌다. 특히 박성택 전 회장 시절 중앙회 운영에 참여했던 인사들과의 인적 관계가 다른 후보들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현 집행부 소속 후보들과 달리 과거 중앙회 지도부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중기업계 내에선 대부분의 부회장단이 본인의 사업체를 가지고 있는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기 매출을 가진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당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거론되는 후보군들의 실적(2025년 기준)을 보면 보면 강동한(한호산업 809억), 박장선(투데이아트 1111억), 심승일(삼정가스그룹 630억), 이재광(광명전기 회장 사임), 이민형(경기아스콘·대일 합산 160억) 등이다.
회장 선거 일정이 앞당겨진 것이 누구에게 유리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회장 선거 일정을 당초 2월말에서 2월 2일로 3주일 가량 당기는 안을 가결했다. 이로 인해 임기 만료를 앞둔 현직 협동조합 이사장과 연합회장들이 새 회장을 뽑는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다.
통상 2월 중순에는 협동조합에서 새 이사장과 연합회장을 선출하는데, 중앙회장 선거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전체 600여 표 가운데 약 100표 안팎을 기존 대표자들이 행사하게 된 셈이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선거 일정 조정 이사회에서 2명 이상의 인사가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선투표에서의 막판 표 결집력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중기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치른다. 다수 후보의 경선 선거인만큼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지지표가 어느 쪽으로 이동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변수다. 실제 2015년 선거에선 박성택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었지만 결선에선 294표를 확보해 당선됐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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