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대출 시행 함께 무주택자 ‘실탄’ 역할
9월 동탄 회사지원금 81억 주택 매수자금에 쓰여
전체 자금 중 비중 두달 전 0.7%→4%대로 ‘껑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삼성전자의 임직원 주택대출이 시행된 9월 한 달 화성시 동탄구의 주택구입에 활용된 회사지원금의 액수가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첫 달이었던 7월의 6배 규모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1%대 초저금리로 제공되는 기업 사내대출이 무주택자들의 매수세를 유지시킨 ‘규제 우회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헤럴드경제가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금조달계획서 집계(10월6일 추출)를 살펴본 결과, 올해 7~9월 화성시 동탄구에서는 주택 매매 851건(총 5583억원)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됐다. 이 중 9월 회사지원금(사내대출 등)에서 조달된 금액은 81억1500만원으로 지난 7월(13억7612만원) 대비 67억원이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사내대출 활용 규모 급증은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던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더 눈에 띈다. 동탄구는 상반기 5000건이 넘는 주택 거래가 몰리며 6월 약 1400건이 넘는 매매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됐는데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등 규제가 강화된 7월 338건(총 2046억원) 이후에는 해당 건수가 ▷8월 241건(1545억원) ▷9월 272건(1992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전체 자금조달액에서 회사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 7월 0.7%에서 ▷8월(55억9355만원) 3.6% ▷9월(81억1500만원) 4.1%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동탄구 주택 매매자금(4조5282건, 6억원 이상 거래) 중 회사지원금·사채(128억원) 이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본지 7월27일자 ‘동탄 불장 ‘내돈내산’…집 팔아 만든 자기자금만 2.5조‘ 참조)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이는 자금조달의 주요 경로 중 하나인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지난 7월 127억원 수준에서 8월 62억원, 9월 88억원으로 줄어든 것과도 대비된다. 증시 불안 등으로 매수자들이 주식을 활용한 자금 조달력은 약화된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전체 주택매수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월 6.2%에서 9월 4.2%로 줄었다. 반면 사내대출은 존재감이 커지며 9월 전체 자금에서 주식·채권 매각대금의 비중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주택구입자금에 활용되는 회사지원금이 늘어나는 현상은 인근 반도체벨트 지역인 수원시 영통구에서도 확인된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구에서는 7월 667건(5335억원), 8월 405건(3092억원), 9월 419건(3007억원)의 매매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됐다. 수원시 영통구의 주택 매수를 위해 조달된 9월 회사지원금 액수는 68억3500만원으로 7월(43억3100만원), 8월(26억9450만원) 대비 모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자금에서 회사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7월~8월 1%대 미만에서 9월 2.3% 수준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부터 시행된 삼성전자 등 무주택자 대상 사내대출이 내 집 마련에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무주택자 임직원에 한해 최대 5억원의 대출을 지원을 시작했다. 수도권 및 광역시의 전용 면적 85㎡, 25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연 1.5% 금리를 적용하는 조건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은 이 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규제를 비껴나갈 수 있는 무주택자의 ‘실탄’ 역할을 한다.
실제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대감으로 화성시 동탄구의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거래 위축 속에서도 평균 거래 금액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시 동탄구는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이 10월 둘째주 기준 20.14%를 기록하며 전국 1위의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7월 6억532억원이었던 동탄구의 자금조달계획서 건당 제출금액은 8월 6억4099만원, 9월 7억3247억원으로 늘어나 7억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사내대출 제도가 2035년까지 운영되는 점 등 추가적인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매수에서의 회사지원금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사내지원금이나 성과급은 매년 발생하기 때문에 일자리 기반이 탄탄한 경기 동남권이 규제 속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며 “회사지원금처럼 은행 대출 외 제3의 매수재원의 존재는 정부의 대출규제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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