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찰률 5.84배로 역대 최고 수준

직전 4.01배·1년 평균 3.73배 웃돌아

입찰 후 20년물 금리 3.710%로 하락

재정 우려 속 고금리에 투자 수요 회복

일본 도쿄 [123RF]
일본 도쿄 [123RF]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일본 국채 금리가 오히려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일본 20년 만기 국채 입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수요가 몰리면서 국채 금리도 하락했다. 중동발 인플레이션과 일본의 재정 건전성 우려로 국채 매도세가 이어졌지만, 높아진 금리를 매수 기회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일본 20년 만기 국채 입찰의 응찰률은 5.84배를 기록했다. 직전 입찰 당시 4.01배는 물론 최근 12개월 평균인 3.73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응찰률은 국채 발행 예정액 대비 투자자들이 매입을 신청한 금액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 수요가 강하다는 의미다.

입찰 결과가 발표된 이후 일본 20년물 국채 금리는 최대 6bp(1bp=0.01%포인트) 하락한 3.710%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최대 5bp 떨어졌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강한 매수세가 금리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일본 초장기 국채 금리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등했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불안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확산한 영향이다. 이달 초 일본 20년물 국채 금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30년물 금리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리가 높은 수준에 도달하자 투자자들의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채권 가격의 추가 하락을 우려해 매수를 미뤘던 투자자들이 높은 이자 수익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사히코 루 도쿄 주재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일본 국채가 다시 투자할 만한 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심리가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자”에서 “기다리는 동안 수익을 얻자”는 방향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의 재정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투자자들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식품·음료에 대한 소비세 인하 공약을 추진하면서 추가적인 재정 부담을 어떻게 억제할지 주목하고 있다.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가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경우 국채 금리에 다시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류타로 기무라 수석 채권 전략가는 “이번 20년물 국채 입찰의 성공은 높은 금리 수준과 재정 우려 완화에 힘입어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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