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무원 출신 은행장 후보 논란
법조계 “증권사 인수 업무 제한”
취업승인과 별개 업무취급 심사
차기 Sh수협은행장 선임 절차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의 업무 취급 제한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 원장이 행장에 선임되더라도 퇴직 후 2년간 증권사 인수 업무를 맡기 어렵다는 법률 검토 결과가 나왔다. 금융지주 체제 구축을 추진하는 수협은행으로서는 취업심사 통과 여부뿐 아니라 행장의 실질적인 업무 수행 범위도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대형 로펌의 법률 검토 의견서에 따르면 이 원장이 수협은행장에 취임할 경우 퇴직일부터 2년간 증권사 인수 업무를 취급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됐다.
수협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두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신학기 현 행장과 이 원장 등 유력 후보 모두 위원 5명 중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최종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고위공무원단 소속인 이 원장은 퇴직 후 3년간 취업제한 대상이지만,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업무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떠오른 것이다. 공직자윤리법 제18조의2는 기관업무기준 취업심사대상자가 퇴직 전 2년간 근무한 기관이 취업한 기관에 대해 처리하는 일정 업무를 퇴직 후 2년간 취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인가·허가·승인과 법령에 근거한 직접 감독 등이 제한 대상이다.
이 같은 제약은 수협은행의 비은행 확대 전략과도 충돌한다.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은 2030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증권사 인수와 캐피탈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법률 의견서는 이 원장이 퇴직 전 2년 이내 금융위에서 근무했고 증권사 인수에는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제31조에 따른 금융위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원장은 금융위 금융산업국장과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10월 FIU 원장에 취임했다.
업무 제한이 적용되면 수협은행은 인수 관련 업무를 다른 임원에게 맡기는 등 의사결정·책임 체계를 마련해야 할 수 있다.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은 2030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증권사 인수와 캐피탈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행장이 핵심 인수 업무에 관여하지 못할 경우 사업 추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공익상 필요성과 업무 처리의 공정성 등이 인정되면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별도 승인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의 검사 대응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이 원장은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던 2024년 5월 무자격자의 파생상품·신탁 판매 관련 과태료 15억2160만원, 지난해 9월 수시검사에 따른 과태료 6000만원 부과 의결에 참여했다. 올해 3월에는 FIU 원장으로서 고객확인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10억원 부과를 직접 의결했다. 향후 검사에서 FIU 소관 업무나 이 원장이 처리한 제재 사안이 다뤄지면 보고를 받거나 대응 방향을 정하는 일도 제한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현직 고위 공무원 신분으로 은행장 공모에 지원한 데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최근에도 재경부에서 퇴직하지 않은 상태로 응모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현직 공무원의 민간기관 응모에 대해 “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행추위는 기존 후보군을 대상으로 이달 말 추가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신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11월 17일 이전에는 재협의와 후속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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