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승인 부인에도 물밑협상·중재 기대감
파키스탄 참모총장은 이란 대통령과 회담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장중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미국과 이란 간 외교적 중재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파키스탄이 최근 제안한 타협안을 미국이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이를 미국이 부인했으나, 양국의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돌파구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0.76달러(0.69%) 낮아진 배럴당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이날 한때 배럴당 112달러에 육박하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87달러(1.80%) 낮은 배럴당 101.7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잠시 하락세를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미국과 이란이 외교적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부각되면서부터다. 영국에 본사를 둔 아랍 언론 알 아라비 알 자디드는 20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이란을 방문한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아심 무니르 원수가 이란 관리들에게 타협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타협안에는 카타르 은행에 동결된 약 60억달러 규모의 이란 자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동결 자금을 해제해달라는 이란의 요구를 일부 들어준 셈이다. 대신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비밀 방문을 허용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알 아라비 알 자디드는 이 제안이 미국의 승인을 받았고, 이란으로부터도 예비 승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후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 참여한 한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이를 승인했고 양측의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다만, 해당 외교관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여기에 무니르 참모총장이 이날 테헤란을 찾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중재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국이 외교적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한다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히 유가를 떠받치고 있다.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은 전날에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정유 시설과 샤이바 유전,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아브하 공항 등을 공격했다.
ING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동 정세의 높은 변동성으로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면서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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