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정상회담 계기 검역협상 타결 6개월 만에 선적…내년까지 70t 수출
수출 작업장 15곳 중 2곳만 등록…정부, 추가 등록·현지 판로 확대 지원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국산 닭고기로 만든 ‘용가리치킨’과 치킨너겟이 처음으로 베트남 수출길에 올랐다. 2017년부터 약 10년간 추진해 온 검역·위생협상이 지난 4월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타결되면서다. 올해 2톤(t) 남짓한 초도물량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70여t을 수출할 계획이다. 다만 베트남 수출이 가능한 국내 작업장은 15곳 가운데 2곳에 불과해 추가 등록과 현지 판로 확보가 수출 확대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1일 전북 익산 하림 본사에서 ‘K-닭고기가공품 베트남 첫 수출 선적식’을 개최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하림과 익산시, 육계협회, 육가공협회, 농림축산검역본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수출은 지난 4월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처리 가금육 검역·위생협상이 타결된 지 6개월 만에 이뤄졌다. 하림은 같은 달 베트남 수출 작업장 등록을 마치고 6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9월 현지 제품 등록을 완료한 데 이어 이날 첫 선적에 나섰다.
한운섭 식약처 수입식품안전정책국장은 행사에서 “이번 수출까지 딱 10년이 걸렸다. 2017년부터 시작했다”며 검역·위생협상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림이 베트남에 수출하는 주요 제품은 치킨너겟과 용가리치킨, 통가슴살 치킨너겟이다. 하림은 올해 약 2t의 초도물량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총 70여t, 약 7억원 규모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용현 하림 본부장은 사업 추진 경과를 설명하면서 삼계탕 중심의 수출에서 다양한 닭고기가공품으로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하림의 전체 수출에서 삼계탕을 제외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6.2%에서 2024년 9.4%, 지난해 12.1%로 높아졌다.
하림은 베트남에 이미 진출한 계열사와의 사업 기반도 갖추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싱그린비나는 한국산 산란용 종계의 현지 판매망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매출액은 약 2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4.2% 증가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선진비나는 베트남에서 4개 사료 생산기지를 운영하며 양돈·가금·수산용 사료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하림은 이 같은 현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닭고기가공품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존 계열사의 사업망이 이번 수출 제품의 유통에 직접 활용되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베트남은 인구 1억명이 넘는 동남아 주요 식품 소비시장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지 육류시장 규모는 2020년 77억달러에서 2024년 110억달러로 연평균 9.6% 성장했다.
국내 닭고기가공품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수출액은 2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5% 늘었다. 삼계탕에 이어 너겟과 닭강정 등으로 수출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출 작업장 등록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국내 15개 작업장 가운데 베트남 수출이 허용된 곳은 2곳뿐이다.
고한주 한국육가공협회장은 이날 “현재 15개 작업장 가운데 2곳만 등록된 상태”라며 추가 등록을 요청했다. 이에 송 장관은 등록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한운섭 국장도 나머지 13개 작업장의 등록을 위해 농식품부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지 소비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전기찬 aT 수출식품이사는 오는 11월 초 베트남에서 열리는 수출 박람회에 국내 닭고기 수출업체 5곳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T는 현지 바이어 연결과 마케팅 지원을 통해 수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송 장관은 이날 초도물량의 규모보다 시장 개척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2t이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이 물량에 담긴 의미는 매우 크다”며 “민관이 협력해 성과를 이뤘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수출 목표인 70t을 언급하며 수출 규모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지 수요에 맞는 가공품 개발과 작업장 추가 등록, 유통망 확보를 위해 정부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닭고기가공품에 이어 한우와 열처리 돼지고기의 베트남 수출을 위한 검역협상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송 장관은 “한우와 열처리 돼지고기 등도 검역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면 육가공품 수출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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