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작가 5팀의 참여…AI 연구 질문을 예술로 확장
23일부터 퐁피두센터 한화서 전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화문화재단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과 함께 예술과 기술을 연결하는 아트 커미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재단은 오는 23일부터 11월 1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한화x앤트로픽 아트 커미션 2026’ 전시를 개최한다.
‘AS ___ AS POSSIBLE’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남민오, 염인화, 우박 스튜디오, 정가희, 추미림 등 국내 작가 5팀이 참여해 신작을 선보인다. ‘가능한 한 ______하게’라는 의미의 전시명은 ‘가능한 한 정확하게’,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게’, ‘가능한 한 바람직하게’ 등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내포하며, 기술이 추구하는 목표와 기준에 질문을 던진다.
참여 작가들은 AI 시스템의 내부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해석 가능성’, AI가 인간의 의도와 가치에 부합하도록 하는 ‘정렬’ 등 앤트로픽의 AI 연구에서 출발한 질문을 영상,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확장현실(XR), 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낸다.
남민오는 AI 프로그램부터 아날로그 필름 비디오까지 아우르는 미디어아트 연작 ‘Rocket Sequence #11 Orbit’(2026)을 선보인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말과 주사위 소리, 게임이 끝난 뒤 홀로 남은 승리자의 모습은 복잡한 현실을 제한된 규칙과 목표로 이해하려는 인간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염인화의 ‘찬드라 연대기: 인 뉴로버스’(2025~2026)는 서로 다른 신경 유형과 지능이 만나는 가상의 세계 ‘뉴로버스(신경우주)’를 배경으로 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다. 작품은 서로 다른 존재를 하나의 ‘정상’이나 최적의 성능에 맞추는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각 존재에게 필요한 지지와 관계의 조건을 함께 만들어 가는 신경다양성을 탐색한다.
우현주와 박지윤으로 구성된 미디어 아티스트 듀오 우박 스튜디오는 인터랙티브 설치 ‘Body, Still, Moving’(2026)를 소개한다. 관객은 작품 주변을 직접 걸으며 서로 다른 깊이에 배치된 이미지들을 보고, 평면적인 지도 사진에 담긴 시간과 공간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정가희의 신작 ‘103 Early Hints’(2026)는 103개의 초소형 모니터가 매달린 설치 작업으로, 제목은 서버가 최종 응답에 앞서 보내는 HTTP 상태 코드에서 따왔다. 짧은 장면과 함께 제시되는 코드는 상태를 표시하지만 맥락까지 설명하지는 않는다. 관객은 기술이 제시하는 정보와 인간의 해석 사이, 보이는 것과 이해하는 것 사이의 거리를 마주한다.
추미림의 ‘새로운 경로를 탐색합니다’(2026)는 시작과 끝의 두 형태 사이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의 ‘셰이프 트윈’ 기능에서 출발한다. 열 점의 드로잉을 잇는 영상은 인간이 설정한 조건과 예측할 수 없는 시스템 사이에서 생성되는 형태를 보여준다.
한화문화재단과 앤트로픽은 작가들이 새로운 기술과 AI 연구 주제를 탐구하고 이를 작품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세계 주요 미술 기관과 협력해 온 앤트로픽이 한국 문화예술재단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트로픽은 작가들이 창작 과정에서 자사의 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성수 한화문화재단 이사장은 “앤트로픽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며 “해외 미술관의 컬렉션을 국내에 소개하는 기존 활동과 더불어, 동시대 작가의 창작을 지원하는 재단의 기획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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