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강남 3구 매수인 주소지 분석
분당·수지·영통·동탄서 강남으로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주택을 매수한 경기도 거주자가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대상 지역은 송파구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매수인 주소지는 성남시 분당구가 가장 많았다. 경기 남부 주요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강남권 일부 단지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든 가운데, 중개 현장에서는 기존 집을 팔아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분당 589명 최다…동탄·수지·영통서도 강남행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강남3구에서 집합건물 소유권 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수인 가운데 경기도에 주소지를 둔 사람은 총 4115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1999명으로 전체의 약 4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 1201명(29%), 서초구 915명(22%) 순이었다. 경기도에서 강남3구 주택을 매수한 사람 2명 중 1명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송파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내에서는 성남시 분당구 거주자의 강남3구 진입이 가장 많았다. 올해 분당구에 주소지를 둔 매수인 589명이 강남3구에서 매매에 따른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송파구가 231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227명, 서초구 131명 순이었다.
분당구는 최근 10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이다. 강남3구 내에서도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졌다. 분당구 거주자의 송파구 내 매수 지역은 잠실동과 문정동이 각각 41명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구에서는 개포동(46명), 서초구에서는 서초동(40명)을 선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분당 외에도 성남시 수정구(300명), 하남시(271명), 용인시 수지구(270명), 수원시 영통구(244명), 화성시 동탄구(199명) 등 경기 남부 주요 지역에서 강남3구로 이동한 매수자가 적지 않았다. 반도체 기업 임직원들의 출퇴근 편의성이 높은 이른바 ‘셔세권’ 지역 집값이 오르자, 강남권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 1위를 기록한 화성시 동탄구에서도 강남3구 진입이 이어졌다. 동탄구 거주자 가운데 송파구 주택을 매수한 사람은 100명, 강남구는 55명, 서초구는 44명이었다. 송파구에서는 가락동(21명), 강남구에서는 역삼동(14명), 서초구에서는 서초동(22명)으로 이동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대출 규제에도 갈아타기…반도체 성과급·사내대출 변수
전문가들은 고강도 대출규제에도 경기 남부에서 강남3구로 이동하는 수요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과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자금대출 확대 등을 꼽는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15억원 초과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한도를 낮췄다. 강남3구는 서울에서도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의 평균 매매가격은 34억7345만원에 달한다.
상당수 강남권 주택이 25억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주담대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되더라도 실수요자들의 상급지 이동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 셈이다. 기존 주택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에 소득과 금융 여력을 더해 갈아타기에 나서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파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 A씨는 “광교중흥S클래스 84㎡(이하 전용면적)의 호가가 21억원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의 같은 면적대 재건축 아파트가 약 25억원이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도 84㎡ 타입을 18억원에 매수할 수 있어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자금대출도 추가 변수로 꼽힌다. 반도체 벨트에 거주하는 임직원들이 기존 주택을 매각하고 강남권으로 이동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금 조달 수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내 주택대출을 이용한 임직원도 은행권에서 추가로 주담대를 받을 수 있으며, 추가 대출 규모는 최대 약 4억원으로 알려졌다. 사내대출은 자체 기금으로 이뤄져 금융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직접 적용되지 않고 신용정보원에도 등록되지 않는다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실제 추가 대출 한도는 개인의 소득과 기존 부채, 금융기관의 심사 기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재훈 단국대 교수는 “동탄 등 주요 거점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상급지와의 가격 격차가 축소되자, 오히려 ‘강남이 싸다’며 주거지를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흐름은 단순한 국지적 반등을 넘어 좁혀진 갭을 발판 삼아 분당을 거쳐 강남으로 유입되는 ‘역방향 자산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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