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 학교시설 예산 집행률 69.6%
박범계 “재정 부족 탓하기 전 집행 점검하라”
교육청 “불용률 4.6%…이월 재원 용도 정해져”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내년 학교 시설비가 4200억원 부족하다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시설 개선 예산 3310억원을 연내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약 2813억원은 겨울방학 공사 등을 위해 다음 해로 넘긴 돈”이라며 쓰지 않고 남긴 불용액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시설환경개선 사업 예산현액은 1조896억원이었다. 실제 지출액은 7586억원으로 집행률은 69.6%였다.
나머지 3310억원 가운데 약 2813억원은 다음 해로 이월됐고 497억원은 불용 처리됐다. 이월액은 다음 회계연도에 사업을 이어가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불용액은 해당 연도에 쓰지 않고 집행을 마친 예산이다.
박 의원은 “학교 시설 개선에 쓸 재원이 부족하다는 교육청의 설명과 달리 기존 예산에서도 대규모 이월·불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앞서 국정감사에서 “현장에서 요구한 것들의 예산을 깎고 깎았지만 내년도 학교 시설비 예산은 4200억원 정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안전과 관련한 사업도 이월됐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월액 상위 30개 사업 가운데 학교시설환경개선 사업은 19건, 713억원이었다. 이 중 석면 제거 4건과 내진 보강 3건 등 7건에서 약 199억원이 이월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학교 공사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월액의 97%는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겨울방학에 공사를 집중하는 데서 발생했다.
학교 공사는 통상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이어진다. 반면 교육비특별회계는 12월에 한 해를 마감한다. 공사가 끝나기 전에 회계연도가 바뀌는 만큼 사업비를 다음 해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교육청은 이월액을 제외한 지난해 불용액은 전체 예산의 4.6%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준공 정산과 낙찰 차액 등 집행잔액이 290억원, 학사일정 변경 등에 따른 계획 변경이 179억원이었다.
내년도 시설비 부족분 4200억원은 새로 필요한 사업비 중 편성하지 못한 금액으로, 이미 집행계획이 정해진 이월 재원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집행률을 높이고 이월·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학교구성원의 의견 수렴과 사업추진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여 계획 변경에 따른 불용액을 줄이는 등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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