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3자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신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3자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신화]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러시아 크렘린궁이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미국·중국·러시아 정상 간 3자 회담을 준비 중이라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기자에게 “중국 측이 회담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3자 회담 추진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어 “APEC 기간에 3자 회담을 포함하는 것이 목표”라면서도 “3자 회담 한 번으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와 3시간 가량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에 억류했던 미국인을 석방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윗코프 미 대통령 특사 간 회담과 관련해서는 “양국 간 디젤 거래 이행이 회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윗코프 특사는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석유를 미국과 세계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경유딜’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이 끝난 뒤 양국의 경제 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양국의 ‘경유딜’에 따라 오는 22일 러시아산 경유 4만톤(t)을 실은 유조선이 미국으로 첫 출항한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미국에 더 많은 비료를 공급할 수 있다”며 경제 협력 복원에 관심을 내비쳤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날 “두 사람이 양국 간 대규모 경제사업의 추진 가능성을 상세히 논의했다”라며 몇 건의 사업은 실현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윗코프 특사는 양국 간 사업으로 에너지 사업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등이 협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렘린궁은 윗코프 특사가 전달한 종전안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보였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미국 측은 노르웨이 오슬로 회담에서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태도에서 미묘한 변화를 감지했다고 했지만, 그 변화가 우리를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원칙적으로 11월 중순 미국이 중재하는 3자 평화협상을 재개할 준비 돼 있다”며 미·러·우 간 종전협상 재개에는 동의했다. 그러면서 3자 협상 장소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지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밤새 러시아의 공격으로 민간인 4명이 숨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변전소 등 에너지 시설과 오데사항 선박을 타격했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와 경유딜을 발표한 이후, 양국에 에너지 시설 타격을 중지하는 ‘에너지 휴전’을 압박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 공격을 이어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미국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지원 승인을 미루고, 러시아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정보 지원도 제한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운용에 필수적인 스타링크 기능도 저하된 상태인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스타링크 속도 제한을 직접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