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5년 새 41.7%↑·비수도권 14.3%↑…서울, 법인 29.1%에 세액 52.8%
세종·경북·제주, 법인 늘었지만 법인세 부담액 감소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최근 5년간 전국 법인세 증가액의 약 90%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수도권 법인세 부담액이 41.7% 늘어나는 동안 비수도권은 1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2020~2025년 법인 본점 소재지 기준 17개 시·도별 신고법인 수 및 법인세 총부담세액’ 자료(각 연도 법인세 신고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인세 총부담세액은 72조1714억원으로 2020년(53조5714억원)보다 18조6000억원(34.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도권 증가액은 16조6475억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89.5%를 차지했다. 서울·인천·경기 소재 법인의 법인세 총부담세액은 2020년 39조9585억원에서 지난해 56조6060억원으로 41.7% 늘었다. 반면 비수도권은 같은 기간 13조6129억원에서 15조5654억원으로 1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국 법인세 총부담세액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74.6%에서 지난해 78.4%로 3.8%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법인세 부담액 10원 가운데 약 8원이 수도권에 본점을 둔 법인에서 나온 셈이다. 다만 수도권 비중은 2022년 79.3%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76.7%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다시 올랐다.
법인 수 증가세보다 법인세 부담액의 수도권 집중 속도가 더 빨랐다. 지난해 전국 법인세 신고법인 108만6503개 가운데 수도권 소재 법인은 66만1097개로 60.8%를 차지했다. 2020년(59.7%)보다 1.2%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법인세 부담액 비중은 3.8%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의 신고법인 비중과 법인세 부담액 비중 간 격차도 2020년 14.9%포인트에서 지난해 17.6%포인트로 확대됐다. 법인이 수도권에 몰리는 현상보다 과세기반이 집중되는 현상이 더 두드러진 것이다.
특히 서울의 집중도가 높았다. 지난해 서울 소재 신고법인은 31만6350개로 전국의 29.1%였지만 법인세 총부담세액은 38조1036억원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전국 신고법인 10곳 중 약 3곳이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지만 법인세 부담액은 절반 이상이 서울에 집중된 것이다.
반면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법인 수가 증가했음에도 법인세 부담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세종은 2020년 3979개였던 신고법인이 지난해 5829개로 46.5% 증가했다. 그러나 법인세 총부담세액은 같은 기간 1828억원에서 1782억원으로 2.5% 줄었다. 경북은 신고법인이 22.1% 늘었지만 법인세 부담액은 3.2% 감소했다. 제주는 법인 수가 22.2% 증가한 반면 법인세 부담액은 3.5% 줄었다.
광주도 신고법인이 21.9% 늘었지만 법인세 부담액은 8311억원에서 8313억원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의 신고법인 증가율도 21.9%로 광주와 같았지만 법인세 부담액은 39.6%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다만 이번 통계는 법인의 본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실제 생산시설이나 사업장·고용이 위치한 지역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수도권에 본점을 둔 기업이 비수도권 사업장에서 창출한 이익도 수도권 법인의 법인세 부담액에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 의원은 “지난해 수도권 법인세 총부담세액은 2020년에 비해 41.7%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은 14.3%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과세기반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흐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균형발전은 유치 기업 수만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고부가가치 기업과 본사 기능, 과세기반이 지역에 실질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책의 성과와 방향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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