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조선사 노조, 23일 금속노조 중앙본부서 개최
현대重, 잠정합의안 부결 후 전 조합원 파업…교섭 재개
한화오션, 임금·성과급·정년 연장 등 쟁점 놓고 입장차
하청 노사 교섭도 진행 중…갈등 장기화에 생산 차질 우려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조선업계에서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난항에 따른 노사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양대 조선사 노조는 나란히 고공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공동 기자회견까지 예고하며, 연대 움직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와 한화오션지회는 오는 23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중앙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양사 노조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배경과 호황인데도 쟁의가 일어난 이유 등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 HD현대중공업지부장은 지난 18일부터 각각 크레인 등에 올라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양사 노조가 공동 대응까지 나서면서 노사 대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HD현대중공업은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지난 6월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이어왔으며, 지난달 30일 기본급 12만원 인상(호봉승급분 5만원 포함), 격려금 등 일시금 1100만원과 200%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자의 52.14%가 반대해 합의가 무산됐다.
이에 노조의 파업 계획도 확대됐다. HD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19일 오전 9시부터 울산 본사 등에서 7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오는 23일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매일 7시간씩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사는 현재까지 25차 본교섭을 진행했으며, 22일 차기 교섭을 열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교섭을 통한 조속한 타결을 강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원활한 교섭 마무리를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해왔다”며 “본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고 교섭 정상화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역시 임단협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와 노조는 지난 4개월간 총 29차례 교섭을 진행하고 세 차례 제시안을 주고받았지만, 주요 쟁점을 둘러싼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900% 지급, 정년 연장,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기본급 13만8689원 인상과 일시금 750만원, 연 1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놓았다.
정년퇴직자 재고용과 성과급 제도 개선 방안도 쟁점이다. 회사는 1966년생을 대상으로 정년 이후 1년간 촉탁 계약을 시행하고, 성과급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 개선과 재고용 기간 연장 등을 놓고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화오션은 노조에 현장 점거 중단과 구체적인 협상안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납득할 만한 회사안을 제시하라’는 추상적이거나 과도한 요구만을 반복하기보다 점거를 중단하고 협상장에서 합의 가능한 수준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를 요청한다”며 “회사 역시 조속하고 원만한 교섭 타결과 생산현장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화오션에서는 하청 노동자들과의 교섭도 진행 중이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지난 15일 사측과 2차 단체교섭을 열고 36개 조항으로 구성된 요구안을 전달했다. 고용·노동조건 승계와 차별 없는 성과금 지급 등이 주요 요구 사항이다. 사측은 요구안을 검토한 뒤 다음 교섭에서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으며, 3차 교섭은 22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현장 운영과 공정 관리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파업과 현장 점거가 이어지면 생산 일정과 작업 인력 운용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교섭 장기화에 따른 노사 간 신뢰 저하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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